[선택 2002-제16대 대통령선거]대선 개표작업에 첨단 정보시스템 총출동

 오는 19일 실시되는 제16대 대통령선거는 최첨단 정보시스템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투표용지 분류 및 계수작업을 완전 자동화한 ‘전자개표시스템’이 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선에 이어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해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또 전국 244개 시군구선관위가 전자개표시스템으로 집계한 개표 결과는 곧바로 중앙선관위 선거정보시스템으로 전송돼 방송사보다 빠르게 인터넷으로 공개된다. 주요 방송사들도 모바일과 인터넷을 이용한 사전 여론조사 및 득표율 집계와 함께 다양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가상 스튜디오를 준비해 놓고 있다.

 ◇당일투표, 당일확인=이번 대선은 오후 8시께면 당락의 윤곽이 드러나고 선거관리위원회의 검수작업까지 끝나도 시간은 자정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누가 당선될지 가슴 조이며 지켜보다가 잠들어 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개표시간이 크게 앞당겨진 것은 투표지 스캐닝 기술로 투표용지 분류와 계수작업을 완전 자동화한 전자개표시스템 덕분. 전자개표시스템의 투표지 처리속도는 시간당 1만3200장 정도로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진행해왔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졌다. 특히 개표기 운영요원 교육을 강화하고 표면마찰력이 줄어든 특수용지를 도입하는 등 그동안 걸림돌이었던 조작미숙이나 투표용지 문제도 해결했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무효표가 속출하지 않는 한 3∼4시간이면 모든 개표 작업이 완료된다. 이번 대선에 투입되는 개표 관리인원도 전국적으로 총 1만4000여명으로 지난 97년 대선때보다 절반 가량이나 줄었다.

 ◇개표 오차율 제로에 도전=이번 대선에는 전국 242개 개표소에 총 930대의 전자개표시스템이 운영된다. 전국 244개 개표소 가운데 유권자 수가 적은 경북 울릉군과 인천 옹진군 등 두곳은 제외됐다. 이미 지난달 전국 규모의 모의개표를 성공적으로 마친 데 이어 각 개표소에 모든 시스템이 설치되는18일에는 최종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선거일인 19일 오후 6시, 투표가 완료되고 선거구별 투표함이 개표소에 도착하면 투표용지는 300장 가량씩 적재장치를 통해 자동개표기에 연속적으로 투입된다. 자동개표기는 투표지의 이미지를 스캐닝하고 기표위치에 따라 후보자별로 서로 다른 포켓에 투표용지를 분류한다. 자동개표기는 분당 220∼250장, 시간당 1만3200장 가량의 투표용지를 처리할 수 있다.

 또 자동스캐닝한 데이터는 별도 모니터를 통해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무효표나 심하게 훼손된 투표지도 이미지 처리부를 통과하지 않고 따로 걸러져 개표 관계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선 등 두차례의 실전투입으로 개표실무자의 숙련도도 한층 높아졌다.

 ◇방송보다 빠른 개표 발표=개표가 완료된 후보자별 득표수(미분류 투표지 집계 포함)는 자동개표기에 연결된 제어용 PC를 통해 곧바로 중앙선관위의 선거정보시스템으로 전송된다. 선거정보시스템은 중앙선관위의 기초자료와 시군구 선관위 등 전국에서 일시에 입력하는 실시간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 처리하는 선거관리용 핵심 시스템이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정보시스템의 처리능력과 용량을 확대하고 투개표자료의 신속정확한 제공을 위한 분배프로그램도 개발했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선거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ec.go.kr)와 방송을 통해 종합적인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이번 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각종 통계자료는 물론 이를 시각적으로 표시한 그래프 등도 함께 구성된다. 또 역대선거와의 비교자료까지 제공해 국민이 선거에 관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오는 19일에는 투개표 진행과 최종 개표 집계상황을 전국의 244개 시군구 선관위로부터 직접 전송받아 다양한 모양으로 재미있게 구성, 언론사보다 빠르게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선거보다 재미있는 개표방송=KBS·MBC·SBS 등 지상파TV 3사는 자체 구축한 첨단시스템을 이용해 개표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방송사들은 각 개표소에 무선PDA를 배치하는 등 신속한 개표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무선PDA는 개표와 동시에 득표 결과를 각 방송사 중앙컴퓨터에 자동 입력시키고 각종 분석시스템을 통해 동시분석이 이루어짐으로써 개표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송한다.

 이같은 전산시스템을 통한 개표 현황집계와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가 각 방송사들이 준비한 최첨단 그래픽과 다양한 가상 이미지의 구현이다. 2D·3D그래픽은 기본이고 버추얼 스튜디오와 가상광고에 쓰이는 증강현실 이미지 기술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SBS는 탄현제작센터에 멀티큐브 다중방송과 실제 세트와 가상화면이 결합된 최첨단 대규모 영상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또한 SBS는 스튜디오를 360도 회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보통 앵커 정면에서 잡은 화면만 나오는 방식과는 달리 카메라가 앵커 뒤쪽에서도 화면을 잡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각 방송사는 생동감 있는 효과장치와 애니메이션 기능을 활용, 데이터와 연동하는 3차원 그래픽 화면으로 다양한 개표 현황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선 특별취재팀>

 

 ■전자개표시스템 준비 상황

 국민에게 전자개표시스템은 낯설지 않다. 이미 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궐선거를 통해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6·13지방선거 당시 전국 275곳에 설치된 650대의 자동개표기는 처음인 탓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거두지는 못했다. 개표기 운영요원의 조작미숙과 더불어 얇은 투표용지가 2∼3장이 한꺼번에 말려드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와 시스템 공급업체인 SKC&C(대표 윤석경)는 줄곧 미흡한 점을 개선하면서 이번 대선을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조작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표기 운영요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재교육을 실시하고 새로운 전문인력도 대거 투입했다. 투표용지 역시 이번에는 두껍고 표면마찰력도 줄어든 특수용지를 도입해 미분류율을 최소화했다.

 특히 공개키기반구조(PKI)방식 알고리듬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해 보안성을 높였으며 이중입력을 방지하기 위해 선거구별·개표함별로 부여된 ID의 집계 데이터가 중앙서버의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입력하는 등 데이터의 신뢰성도 극대화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들은 조작미숙과 투표용지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에서 기계적인 개표완료시간을 개표 후 4∼5시간 정도로 보고 있다. 또 완벽한 전자투표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부분적으로나마 전자개표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스템업체인 SKC&C도 이번 대선에서 전자개표시스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출협상도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시 전자투표 도입과 인터넷 투표 실시 등 전자선거분야를 선도해 온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는 대통령선거에서 전자개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용한다면 국가적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표방송 준비 상황

 ‘12월 19일 전국민의 시선을 잡아라.’

  오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앞두고 전국민의 채널고정을 위한 KBS·MBC·SBS 등 지상파TV 3사의 치열한 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다.

 지상파TV 3사의 전체 시청점유율 합계가 올해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 방송사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대선후보들의 경쟁보다 더욱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종 첨단 방송서비스는 물론 보다 빠르고 정확한 개표 집계 현황조사와 함께 각사의 간판 앵커까지 총동원,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특히 방송사들은 이번 대선의 경우 930대의 전자개표기가 투입돼 오후 9시께 개표율이 15% 정도에 이르러 당락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전 선거때 초점을 맞췄던 신속성보다는 정확성과 다양성에 승부를 걸고 있다. 또 대통령선거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각사는 우선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통해 정확한 당선 예상자 예측조사 발표로 기선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SBS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소프레스와 투표자 출구조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오후 6시 정각에 당선자를 예측 발표할 계획이다. 또 개표 시작 이후에는 최첨단 예측시스템을 가동해 당선 확정 이전부터 최종 득표율과 득표수까지 계산, 방송할 예정이다.

 KBS 역시 각종 여론조사기관를 통한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인터넷과 모바일 조사도 함께 실시한다. 또 지난 97년 대선때 위력을 발휘했다고 자평하는 ‘주유미터기’를 한차원 업그레이드하고 ‘실시간 당선 가능성 전망 데이터’도 준비하고 있다.

 MBC는 코리아리서치와 손잡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재미있는’ 개표방송을 모토로 시청자에게 ‘잘 보이는’ 화면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정보는 대부분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처리하고 가상스튜디오에선 실시간 개표자료와 휴대전화로 선거당일 실시한 리얼타임 여론조사 결과도 방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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