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를 오차범위로 하는 고정밀 측정이 가능한 일본 독자 위성 계획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준천정위성계획’으로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가 내년부터 500억엔(5000억원)을 지원하고 산요전기, 히타치제작소, 도요타자동차, 이토추상사, NEC도시바시스템 등 민간 43개 업체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신위성비즈니스’가 민간측 업체로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설립된 신위성비즈니스는 이달 내로 자본금을 1억엔에서 4억∼5억엔으로 늘린다고 니혼코교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이번 증자에는 도쿄전력, 닛산자동차 등 20여 업체들이 추가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여온 일본내 주요 업체들이 모두 발을 들여놓게 됨으로써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것으로 평가된다. 준천정위성이란 적도 상공에 위치하는 정지궤도를 기준으로 할 때 약 45도 기울어진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다. 지구상의 일정 지역을 8자 모양으로 돌기 때문에 ‘8자위성’이라고도 불린다.
정지위성의 경우 적도 상공에서 일본 열도로 전파를 보내기 때문에 바로 위에서 직각으로 전파가 오지 않고 비스듬하게 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산이나 빌딩 등에 막히는 등 이동체통신 등에 활용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이에 비해 2008년까지 3기(基)가 쏘아올려질 예정인 준천정위성은 3기 중 하나가 항상 일본열도 바로 윗 상공에 위치하게 돼 보다 정확한 정보를 지상에 제대로 보낼 수 있다. 현재 24기가 올려진 미국의 지구측위시스템(GPS)위성은 최악의 경우 수㎡의 오차가 존재할 수 있지만 준천정위성과 미국 GPS위성을 병용할 경우 몇십㎠ 범위내로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준천정위성프로젝트가 이런 고성능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의 카내비게이션이 위성으로부터 지도정보와 도로정보를 받아 사람을 대신해 자동차 운행을 제어하는 자동운전이 가능해진다. 또한 이동전화를 이용한 정확한 위치정보 및 길찾기안내, 보행자 고도교통정보시스템(ITS) 등 여러가지 비즈니스 모델들을 실용화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운용개시후 12년간 약 6조1000억엔(61조원) 시장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막대한 자금조달과 주파수 확보문제를 들어 사업이 그리 쉽게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우선 당장 2년간 수백억엔대의 자금이 필요하고 3기의 위성을 발사하고 운용할 비용을 모두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무려 2000억엔대(약 2조원)에 달한다. 업체들은 민간이 1000억엔을 확보하는 대신 정부에서 1000억엔을 대주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 일본 정부의 계획에는 5년간 500억엔이 잡혀있을 뿐이다. 또한 주파수 확보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여러 서비스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넓은 주파수대역이 필요한 데 이를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의견 조정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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