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인수합병 최다기록 경신 할 듯

 일본내 기업간 인수합병(M&A)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과거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산교신문은 기업의 M&A를 중개하는 전문업체인 레코프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내 M&A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증가한 1600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12월 들어서도 닛쇼이와이, 니치맨 등이 통합을 발표하는 등 M&A 움직임은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져 이런 추세에 미뤄 올해가 과거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99년 연간 M&A가 1000건을 넘어서며 높은 수준에 달한 이후 매년 전년도 최다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M&A 바람이 여전히 거세게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내 기업끼리 사고 파는 것이 주류=일본내 기업끼리 사고 파는 ‘일본내 M&A’가 77.3%를 기록하며 일본기업과 해외기업간 M&A를 크게 넘어섰다. 일본기업이 해외기업을 사는 경우는 14.6%에 머물렀다. 특히 일본내 기업간 M&A는 과거 최대였던 지난해 1190건을 이미 11월 기준으로 넘어서며 크게 늘어났다.

 이는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업계별로 ‘빅4가 전체 70%를 점유’하던 90년대에서 ‘빅2가 전체 70%를 과점’하는 2000년대식 시장 장악 모델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데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내 빅2가 되기 위해서 또는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내 M&A가 활발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를테면 철광산업의 경우 상위 빅4였던 가와사키제철과 NKK가 통합하자 이에 대응해 신일본제철 등 나머지 업체들이 그룹화를 통해 대항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게임소프트업계도 코나미의 허드슨소프트웨어 인수, 스퀘어와 에닉스의 합병 등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완전히 경영권까지 산다=형태별로는 매수가 34.3%를 차지하며 548건을 기록, 지난해 가장 많은 형태였던 자본참여를 밀어내며 1위를 차지했다. 31.9%로 기록하며 두번째를 차지한 자본참여의 경우 지난해 629건에 비해 줄어든 510건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 자본 참여를 통해 서로 협력해 살아남는 전략에서 올해 들어서는 아예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경쟁업체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경영전략이 주된 흐름이 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자사의 일정 사업부문을 팔고 사는 영업양도(24.7%) 역시 사업영역내 경영권 이전이라는 점에서 매수와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매수와 영업양도를 합친 58%가 경영권까지 완전히 넘기는 형태의 M&A였던 셈이다. M&A 목적별로 보면 ‘기존 사업 강화’가 77%로 압도적이었으며 투자용 M&A는 6.4%에 그쳤다. 특히 버블 경제기에 두드러졌던 신규참여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는 2.4%에 그쳐 거의 자취를 감췄다.

 ◇내년에도 M&A 활황=일본의 경우 지주회사제 등 기업재편에 관련된 경제법 정비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최근 몇 년간 M&A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도 이같은 정부의 법·제도 정비에 힘입은 게 사실이다. 또한 업종별 ‘빅2 과점화를 위한 M&A’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M&A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을 점치는 또 다른 근거는 이번 통계에서 빠진 그룹(연결재무제표 대상업체)내 M&A가 925건으로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이는 그룹내 사업별 선택과 집중이 높은 강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앞으로 그룹내 비핵심사업의 매각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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