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과 e메일 등의 여파로 국제전화 시장 침체

 최근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e메일 등의 여파로 국제 전화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2일 LA타임스는 시장조사회사 텔레지오그래피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해 전세계 국제전화 통화량은 총 1440억분(27만4000년)을 기록해 전년대비 8%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텔레지오그래피가 지난 84년부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통계를 바탕으로 국제전화 통화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후 지난 16년 동안 연평균 14% 증가했던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특히 국제전화 요금 하락현상은 더욱 심해져 최근 2년 동안 70∼90%까지 폭락했다. 이는 과당 경쟁 때문인데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돼 최근 전세계에서 파산하는 국제전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우선 미국 최대 국제전화 사업자인 월드컴이 지난 7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을 포함해 지난 99년 10대 국제전화 사업자들 가운데 현재 무려 7개 업체가 파산보호를 신청,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거나 회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텔레지오그래피의 애널리스트 스테판 배커트는 90년대 세계화 바람을 타고 고속성장을 계속하던 국제전화 시장이 최근 갑자기 침체의 길로 들어선 이유로 경기침체에 따른 국제전화 수요 감소와 e메일과 인터넷 전화(VoIP)가 최근 국제전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신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꼽았다. 배커트는 특히 지난 2000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가 오는 2003년 국제전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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