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쪽 인맥을 만들기 위해 온갖 세미나를 다 찾아다녔습니다. IT세미나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장이자, 기술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에이디트러스트(http://www.adtrust.co.kr)의 이동인 사장(36)은 행정학과 출신이지만 첨단기술인 2차원 바코드 분야에 진출, 전자문서 및 전자서명 솔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차원 바코드는 기존 바코드의 정보저장용량을 대폭 늘린 새로운 개념의 바코드. 기존 바코드는 4바이트 가량의 정보만 담을 수 있어 별도의 데이터베이스(DB)가 필요하지만 2차원 바코드는 2∼3 이상의 정보를 담을 수 있어 별도의 DB 없이 바코드를 스캐닝하는 것만으로도 일반문서로 전환할 수 있다. 특히 에이디트러스트의 2차원 바코드 기술은 이보다 10배 이상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이 2차원 바코드 기술을 접한 것은 IMF 직후인 99년이다. 독일에서 행정학 석사를 딴 그는 국내기업의 독일 진출 사업을 돕기 위해 대우 현지 지사에서 근무하다 98년 귀국, 독일 기술을 국내 환경에 접목시키는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바코드 기술을 알게 됐다.
이 사장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술은 많지만 묻혀지는 기술도 상당수”라며 “이 가운데 2차원 바코드 기술은 한국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아 사업에 발을 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만난 업체는 독일의 이크립트다. 이 회사는 2차원 바코드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를 적용할 국가나 분야를 찾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었다. 이 사장은 IT인프라, 특히 공개키기반구조(PKI) 인프라가 잘 발달한 한국에서 2차원 바코드를 이용하면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2000년 초에 이크립트의 국내 지사인 디매트릭스를 만들었다.
이 사장은 “2차원 바코드는 기존 바코드를 사용하는 물류·유통·제조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저장용량이 크다는 점을 활용하면 공인인증서도 바코드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며 “PKI 전문업체 비씨큐어(대표 박성준)와 전자서명을 종이 형태로 구현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인 사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독일 이크립트가 문을 닫으면서 국내 지사인 디매트릭스 사업도 지지부진하게 된 것. 이 사장은 이에 따라 이크립트 창립 멤버인 알렉산더씨와 함께 2차원 바코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올해 7월 에이디트러스트를 설립했다.
2차원 바코드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전자서명된 전자문서를 출력했을 때 종이 위에 전자서명을 담을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에서도 전자서명된 문서를 출력하는 방법으로 이 기술을 검토하고 있다. 이동인 사장은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2차원 바코드 산업을 여는 선구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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