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디지털 이미지

◆이해진 NHN 공동대표 haejin@naver.com 

 소니에서 시리즈로 연재하는 광고가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노트북으로 사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광고다. 이번에는 미장원을 예로 들었다. 단골손님의 헤어스타일이 변할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보여주어서 참고하도록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활자는 자유롭게 쓰고 전달하고 보관할 수 있었지만 이미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미지를 생산해서 가공하고 인쇄하거나 공유하는 일은 전문가들이 하는 일로 여겨졌다. 이제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디지털이미지를 생산하는 일이 아주 쉬운 것으로 돼버렸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는 PC로 쉽게 전송돼 저장 또는 가공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서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에 보급되는 디지털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어준다. 주위에 흥미있는 모습이 보이면 즉시 사진을 찍어 전송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세계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이미지를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사업들이 어떻게 변하게 될까. 화원에서는 새로 들어온 꽃과 나무의 사진을 고객에게 e메일로 보내줄 수 있고, 일식집에서는 갓 입수한 싱싱한 생선의 모습을 찍어서 횟감 옆에다 같이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지가 풍부해지면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도 아주 쉬워진다. 회사나 상품에 대한 이미지만 충분히 준비된다면 고객에게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홈페이지를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누구나 쉽게 구성할 수 있다.

 개인이 생산하는 이미지가 많아지면 이것을 잘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도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PC에서 이미지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겠지만 인터넷상에서 남들과 쉽게 공유하도록 해주는 서비스도 필수적이 될 것이다.

 누구나 카메라를 항상 갖고 다니면서 쉽게 이미지를 생산·가공하고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세상, 이것 역시 21세기에 처음 접하게 되는 새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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