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선 애드온 사장 yschoi@addon.co.kr
닷컴열풍이 한창일 때 한 벤처기업의 시가총액이 자동차회사의 시가총액에 맞먹는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런 소식이 그 당시 닷컴기업 혹은 벤처기업들에는 성공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지만 반면 우리 경제를 주도해온 제조업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황당한 비유이기도 했다. 이같은 답답하고 의미없는 비유가 최근에도 나오고 있다.
한류열풍에 힘입어 동남아에 드라마 수출이 늘어나면서 드라마 한 편을 수출해서 얻는 이익이 자동차 몇 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이같은 비교를 하곤 하지만 한마디로 제조업체를 힘들게 하는 말이다. 제조업을 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고 기술개발은 더구나 헛된 것 같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과연 그럴까. 주가만이, 눈앞의 이익만이 중요한 것일까. 이익 적고 힘든 제조업은 다 버려도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
잘 나가던 닷컴기업 중에는 주가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도 있고 주가가 형편없이 떨어진 기업도 있으며 투자를 많이 받고도 수익이 적어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도 있다. 또한 동남아에서의 한류열풍은 영원히 우리에게 이익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제조업은 국가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자동차회사 하나를 보아도 오랜 시간 연구한 기술이 있고 수많은 기술인력이 있으며 거대한 시설과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또 많은 협력업체들의 제조 노하우는 물론이고 고용효과도 있다.
의류업체인 모 기업이 부도났을 때 연쇄부도에 처한 관련 기업이 3000개라고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IMF 이후 많은 제조업들이 쓰러지고 외국 기업에 넘어갔다. 더불어 그동안 축적해 놓은 기술도 넘어갔다. 이름이 그대로여서 우리가 잘 모르는 채 이미 외국 기업으로 주인이 바뀐 것이다. 제조업은 커다란 나무다. 깊이 뿌리 내려서 외부 환경에 크게 지배되지 않으며 굵은 줄기로 든든히 서서 흔들리지 않고 많은 열매를 맺어 우리에게 주며 무성한 잎으로 그늘이 돼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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