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MS, 닷넷사업 협력 배경

 한국HP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공조는 이제 막 시장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닷넷과 아이테니엄 서버 비즈니스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MS는 웹서비스 플랫폼인 닷넷을 강력하게 밀어왔으며 한국HP는 인텔 아키텍처(IA) 기반의 64비트 고성능 서버인 아이테니엄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벌여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특히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닷넷 플랫폼과 아이테니엄 서버는 과거 PC분야에서 윈도와 펜티엄 칩에 비교될 정도로 찰떡궁합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이같은 형태의 제휴는 예견돼왔다.

 이번 제휴는 닷넷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MS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MS는 이미 CMS, CRM 등 닷넷 기반의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HP라는 강력한 후원군을 얻음으로 해서 날개를 단 셈이 됐다.

 고현진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윈도 기반 플랫폼 부문 1위 업체이며, MS 솔루션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한국HP와의 협력은 경쟁력 있는 영업 및 기술력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국HP와의 협력을 통해 국내 닷넷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HP 입장에서도 MS와 혈맹관계를 맺는 것 역시 필연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장기적 으로 자체 칩을 포기하고 인텔칩에 기반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시일 내에 닷넷 플랫폼을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한국HP 입장에서도 시급한 과제였다. 현재 주도하고 있는 32비트 IA서버 시장의 지배력을 보다 높이고 64비트의 아이테니엄 서버 시장을 견인하려면 MS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던 것. 한국HP는 MS와의 혈맹관계를 선택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음으로써 아이테니엄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노릴수 있게 됐다.

 양사가 단순한 영업적인 협력 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혈맹관계를 통해 사업을 공동으로 벌이겠다는 의지를 보임에 따라 국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미칠 파급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사의 이번 공조는 한국IBM과 리눅스 진영을 자극해 지금보다 좀더 강력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HP가 MS와 혈맹관계를 맺은 이상 리눅스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IBM은 MS와 HP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 리눅스 지원에 좀더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시장은 MS와 HP의 연대를 한 축으로 하고 한국IBM과 리눅스, 반MS진영 등이 가세하는 양대 세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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