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중 정부는 `양치기 소년`

 지난주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문화콘텐츠업체들에 의미있는 뉴스가 있었다. 한·중·일 3국의 문화산업 관련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이틀간 중국 상하이에서 3회에 걸친 비공식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일 양국 정부는 중국 정부에 게임·캐릭터·음반 등 문화콘텐츠의 불법복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이런 요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 단속에 적극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문화콘텐츠업계는 중국의 불법 문화콘텐츠 유통비율이 최고 90%에 이르고 있다며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이지만 그전까지는 아니다 라는 말을 거의 입버릇처럼 해왔다. 따라서 이번 3국 정부 관계자들의 비공식회담 내용은 향후 전개방향에 따라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들린 후 업계의 반응은 의외로 냉대했다. 그런 식의 양국 정부의 립서비스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불법복제 단속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도 ‘양치기소년’이나 마찬가지”라며 “더 이상 우리 정부의 ‘강력히 요구했다’와 중국 정부의 ‘단속에 노력하겠다’라는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정부의 담당자도 이번 회담이 중국내 불법복제품 감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솔직히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의 자국내 지적재산권 보호실태에 대해서 다시한번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 단순히 ‘한류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좋은 게 좋다’는 식이 아닌 국내 문화콘텐츠업체들이 ‘한류열풍’을 등에 업고 중국시장에 진출해 제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중국 정부에 해왔던 것과는 다른 정책선택이 필요하다. 이제는 문화콘텐츠가 국가 중추산업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문화콘텐츠 유통의 최대시장이라고 평가되는 중국에서 한국물이 불법복제에 100% 노출된다면 문화콘텐츠산업은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된다. 한류열풍이 불법복제에 의해 좌초되는 상황을 정부가 막아줘야만 할 것이다.

 <문화산업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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