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에 진료차트와 X레이 필름 등 모든 진료과정을 컴퓨터로 처리하는 ‘첨단 디지털병원’이 속속 생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남대병원과 광주첨단병원, 중앙병원, 원광대 의료원 등 5∼6개 중대형 병원들이 차트와 필름이 필요없는 최첨단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선보이며 지역 의료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동네의원과 종합병원의 틈새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존 중대형 병원들도 이러한 첨단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은 최근 의료영상시스템업체인 마로테크, 쌍용정보통신과 계약을 맺고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도입해 내년 초부터 진료의 질적 변화를 꾀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중순 문을 연 광주 첨단병원은 비트컴퓨터와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계약을 맺고 PACS와 처방전달시스템(OCS),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이 병원은 의료데이터웨어하우스(DW)를 비롯 엑시머레이저 라식, 디지털 혈관촬영기 등 최첨단 의료장비도 고루 갖추고 있다.
지난달 개원한 광주중앙병원(운암동)도 씨투테크놀러지를 사업자로 선정해 PACS와 EMR를 도입, 차트 분실이나 보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크게 줄였다며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나서고 있다.
원광대 의료원도 지난 7월부터 LGCNS·메디페이스와 공동으로 PACS 네트워크 구축공사에 들어가 시험가동을 마치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한방병원과 치과병원에도 별도의 디지털 진료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밖에 내년 초 첨단지구로 이전하는 광주보훈병원과 현대병원을 비롯해 50∼100개의 병상을 갖춘 중대형 병원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의료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중이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한 의료정보화시장을 놓고 관련 시스템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일부에서는 출혈경쟁 등 부작용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 A병원 총무과 관계자는 “내년 5월께 의료종합정보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겠다는 업체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 진출한 의료정보화 전문업체 관계자는 “PACS 등 의료디지털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저가낙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의료기관들이 첨단시스템을 도입해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사후관리 등 제대로 된 시스템과 사업자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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