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선거를 향한 유세 열기가 인터넷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각 후보진영은 네티즌들의 표심을 모으기 위해 플래시 기술을 활용한 동영상은 물론 후보의 얼굴을 닮은 아바타와 유세활동을 담은 실시간 인터넷방송까지 웹사이트를 역동적으로 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웹사이트에도 지켜야할 ABC가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려한 적절한 배치와 컬러의 배합 및 다양한 요소의 균형 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전자신문에선 웹에이전시 FID(대표 김지훈 http://www.fid.co.kr)의 사이트평가 전문연구소 ‘CX Lab(Customer Experience Lab, http://www.cxconsulting.com)’과 공동으로 주요 대선후보의 공식 웹사이트를 자세히 분석했다. <편집자주>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http://www.leehc.com
◇메인페이지구성=내비게이션 영역(8.6), 사용자참여유도(6.9), 비주얼 영역 및 CI(12.4), 정보제공성 콘텐츠(42.7), 멀티미디어콘텐츠(12.5), 사용자참여성 콘텐츠(7.9), 사이트링크(5.7)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내비게이션, 사용자 참여유도, 정보제공성 콘텐츠, 멀티미디어콘텐츠, 사이트링크 등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비주얼 영역과 정보제공성 콘텐츠의 비중이 42.7로 다른 요소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사용자 참여성 콘텐츠는 7.9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있음)
◇전체콘텐츠내용=동적으로 강한 애니메이션을 배제하면서 훈민정음 글귀, 태극기 등의 이미지 등을 사용해 한국적 정서를 심플하지만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Skip’ 버튼을 누르면 `어제`, `오늘`, `내일`로 구성된 메뉴를 통해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으며 월 페이퍼, 스크린 세이버 등의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주 콘텐츠 영역을 3단으로 나누어 왼쪽과 가운데 영역에는 주요 콘텐츠를 리스트나 이미지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오른쪽 영역에는 이회창 후보 및 당이 내걸고 있는 대선 공략이나 정치 이념에 대한 정보를 배치해 일관성을 보여준다. 관련 사이트(Hannara, LeeHC, e-회창 TV)도 디자인에 일관성을 부여한 점이 뛰어나다.
최상위 메뉴 `이회창입니다`, `선대위소식`, `한인옥입니다`, `홍보캠프`, `네티즌참여마당` 아래에 보통 7개 미만의 하위 메뉴를 구성해 메뉴의 폭이나 깊이가 최적화돼 있다. 메뉴명은 `이회창은 누구인가?`, `이회창이라 행복하다`와 같이 비교적 간단 명료하면서 대화형식을 취해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상단의 글로벌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상위 및 하위 메뉴를 보여주고 메뉴명의 색깔로 현 위치를 표현하는 등 내비게이션 측면에서 뛰어나다. 특히 하단 좌측의 메뉴 영역이 중앙의 이미지 영역과 겹치면서 이미지를 사용한 타이틀을 보여줌으로써 사용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디자인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회색과 흰색 바탕 위에 각 포인트 칼라로 파스텔 계열의 색상을 사용해 차분하면서도 밝고 온화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으며 통합 사이트 개념인 만큼 관련 사이트들과의 전체적인 느낌을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다. 콘텐츠 디자인 측면에서도 많은 텍스트 양으로 인해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내용들을 폰트나 색깔 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가독성을 높였다.
콘텐츠 구성은 이회창 후보와 한인옥 여사에 대한 소개, 선거관련 자료, 이회창 후보에 대한 다양한 홍보자료 및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홍보캠프` 메뉴를 통해 이회창 후보 이미지 전달을 위해 광고나 연설을 VOD로 제공하는 점이나 `플래쉬/만평` 코너를 통해 `나라 운전사 대쪽이`, `부패 청소원 대쪽이` 등의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점이 눈에 띤다. 이외에 캐릭터나 만화 이미지도 효과적으로 사용해 사이트 찾는 사람들에게 이회창 후보 및 대선 공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된다.
e-회창 TV 사이트에서는 `시사 인터뷰`, `오늘의 6mm`, `이회창에게 바란다` 등 다양한 내용의 동영상 파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회창에게 바란다`에서는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동영상 파일이 관심을 끈다. VOD 제공 시, 저속, 고속인 사용자들을 고려하고 있으며 동영상에 대한 간략한 설명 및 자막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사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메일 클럽`을 통해 선거관련 정보를 뉴스레터 형식으로 관심 있는 사용자들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도 홍보전략의 한 축으로서 유용하다.
그러나 기존의 공식사이트(http://www.leehc.info)를 개편하면서 관련 사이트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주소변경과 내용중복 등으로 사용자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사용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좀 미약한 편이다. 커뮤니티 형식의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단지 `네티즌 참여마당`을 통해 사이트 방문자들의 의견을 남기거나 부정선거 관련 신고를 할 수 있게만 돼 있다. 통합 사이트에서 기존의 `네티즌 참여마당`의 내용들이 함께 통합되지 않아 다양한 참여 게시판을 이용하려면 기존 사이트를 찾아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상단에 기존의 후보 공식 사이트로의 링크가 제공되고 있지만 바로 인식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 http://www.knowhow.or.kr
◇메인페이지구성=노무현 후보 홈페이지는 내비게이션 영역(10), 사용자참여유도(6.7), 비주얼 영역 및 CI(8.7), 정보제공성 콘텐츠(29.7), 멀티미디어콘텐츠(12.4), 사용자참여성 콘텐츠(15), 사이트링크(6.9)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콘텐츠, 사이트링크는 대체로 무난한 비율을 보였지만 정보제공성 콘텐츠가 다른 후보 홈페이지에 비해 작은 29.7에 불과해 사실형 정보 제공에 치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 있음)
◇전체콘텐츠내용=노무현 후보 사이트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한 콘텐츠다. TVRoh.com과 RadioRoh.com 등 인터넷 방송국을 마이크로 사이트로 운영함으로써 네티즌이 각종 정책에 좀더 쉽게 접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재미있는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콘텐츠의 전달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플래시&게임, 만화&만평, 데스크탑 악세사리(월페이퍼),캐릭터 등도 사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 역시 큰 장점이 되고 있다. 무선 인터넷 사용의 증가에 발맞춘 무선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한 것이 그 예이다. 동시에 이는 다양한 정보 통신 관련 기기(Device)에서의 접근성(Accessibility)을 신장시켰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 외에 플래시나 VOD 등의 동영상을 이용한 콘텐츠의 개발도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로 볼 수 있다.
여러 채널을 활용해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사이트 활성화를 시도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단의 푸터(footer) 메뉴에 `mail to 노무현` 메뉴를 배치함으로써 대선 후보로서 유권자의 의견에 귀기울인다는 인상을 준다. `방송국`의 각 프로그램 하단에 시청자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코너를 운영함으로써 사용자들로부터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나 `네티즌마당`의 `게시판` 에 추천수가 높은 베스트뷰를 보여주는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개인화 페이지인 `마이페이지` 메뉴를 통해 사용자가 로그인 후 자신이 가입한 동호회와 자신이 올린 게시판의 글은 물론 일정, 주소록 등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참여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형 정보를 폴드(fold :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부분) 윗 부분에 배치하고 네티즌들이 주로 사용하는 해상도(1024X768)를 적용함으로써 한 번에 중요 정보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바람직하다.
커뮤니티 활성화 측면도 높이 평가된다. 좌측 로컬메뉴에 바로 커뮤니티 만들기, 홍보하기, 신설 커뮤니티, 베스트 커뮤니티 등의 메뉴를 두고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서브 페이지에서 커뮤니티의 분류와 NEW 커뮤니티, BEST 커뮤니티를 노출시킴으로써 커뮤니티에 많은 사용자가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다양한 타언어(영어, 독일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불어)가 지원되고 있어 외국인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려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단, 이를 상위 메뉴 `노무현` 아래보다는 상단의 글로벌 내비게이션에 편입시킴으로써 보다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타 대선 후보가 자신의 이름을 이용한 도메인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knowhow` 라는 도메인을 사용함으로써 노하우가 풍부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는 점, 만화와 캐릭터를 사용해 보다 친밀하게 느끼도록 한 점 등은 e브랜딩 효과가 뛰어나다. 자원봉사단 페이지에 있는 `노짱과 함께 만드는…`이라는 쉽고 구어체적인 카피나 서민적인 어감을 주는 `아줌마 권양숙`, `니들이 노무현을 알아?" 라는 CF의 유행어를 이용한 메뉴명 등도 같은 맥락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내비게이션과 인터페이스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메인 페이지부터 너무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 인터페이스가 복잡하다는 느낌을 준다. 네티즌 마당의 하위 메뉴가 상단의 글로벌 내비게이션에서는 웹진, 네티즌 칼럼, 게시판으로 돼 있고 좌측의 로컬 내비게이션에서는 게시판, 웹진, 네티즌 칼럼, 2002 뉴스로 돼 있어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 메뉴명에서도 `국민참여운동본부`나 `방송국` 등은 처음 사이트를 접했을 때 쉽게 콘텐츠의 내용이 예상되지 않는 면이 있다.
이와함께 후보의 정책적인 비젼이나 공약 등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가공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대선 후보 사이트로서 유권자의 의사 결정에 가장 큰 지침이 되는 정책적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영길 민노당 후보 http://kwon.kdlp.org
◇메인페이지구성=권영길 후보 홈페이지는 내비게이션 영역(3.3), 사용자참여유도(9.9), 비주얼 영역 및 CI(6.2), 정보제공성 콘텐츠(42.4), 멀티미디어콘텐츠(3.2), 사용자참여성 콘텐츠(4.5), 사이트링크(0)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 참여유도는 높은 반면 사용자 참여성 콘텐츠는 적어 균형감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비게이션 영역이 다소 적은 3.3에 불과해 사용자들이 정보 찾기에 곤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다른 후보 홈페이지에 비해 훨씬 적은 3.2에 불과해 볼거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면 있음)
◇전체콘텐츠내용=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레이아웃을 채용했으며 난색 계열의 컬러를 제한적으로 잘 사용해 간결한 느낌을 준 점은 높이 평가된다. 메인 페이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가 고루 배치돼 있다.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모니터 해상도 800X600에서도 폴드 위부분으로 배치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고자 했다.
`쟁점과 이슈`· `연고자 찾기`· `100대 공약` 등 주요 관심 내용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과 좌측에는 권영길 후보 및 당관련 정보, 우측에는 후원금 현황 및 네티즌의 참여 영역으로 구분한 점은 바람직하다. 오렌지와 빨강계열의 제한적인 컬러 사용으로 심플한 느낌을 전하고 있으며 빨간 장미, 캐릭터 등의 아이콘을 메뉴에 사용해 사용자들이 메뉴를 손쉽게 인지하도록한 점은 높이 평가된다.
`연고자 찾기` 캠페인이나 `2002 대선 사이버 실천단`, `로고 송 만들기` 등 참신한 메뉴, `권영길 서포터스 진보사랑` 메뉴를 통해 후원회 커뮤니티 소개하는 기능, `진보사랑 나눔터`를 통해 후원자 참여의 장을 열어놓은 것 등은 민노당의 이미지에 부합한다는 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메뉴구조와 내비게이션 시스템 면에서 주요 콘텐츠로의 접근이 어렵고 일관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국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게시판 하이라이트`,`권영길에게 바란다`, `토론방` 등의 메뉴에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한 뉴스와 관련해 `후보 동정`, `민중운동소식`, `멀티미디어 뉴스, `꿈을 권합니다`와 같은 메뉴가 홈페이지에서만 일부 보이고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어 있지 않다. 내비게이션에서도 위치와 메뉴 레이블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콘텐츠의 다양성이나 양적인 측면에서 타 후보 사이트보다 미약하고 구현 방법에서도 대부분 텍스트 위주로 구성돼 있어 지루한 느낌을 준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CX Lab은...
이번 전자신문 대선후보 웹사이트 평가를 측면지원한 CX Lab은 국내 최대규모의 웹에이전시인 FID에서 지난 200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문 연구소다. 그 동안 삼성증권, 외환카드, 제일은행, 삼성카드, 동양화재, 서울은행, LG생활건강, 다음커뮤니케이션, NTT 등 국내외 굴지의 기업에 유저인터페이스 및 브랜드 컨설팅을 수행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정통부가 지정한 ‘정보화 촉진기금 고객경험 컨설팅부문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이지현 팀장을 비롯한 KAIST 출신 전문가 10여명이 포진해 사용성 평가 분야의 최고 전문집단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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