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기 한국정보문화센터 소장 ygson@icc.or.kr
유교의 최고 경전이자 공자의 어록이며 성전인 논어의 첫머릿말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다. 글자 그대로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는 말이다. 동양의 대성인 공자가 남긴 첫 마디이니 얼마나 소중하고 지성스러운 말이겠는가.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공자의 말씀처럼 배우고 익히는 데 기쁨을 느끼는 이가 드문 것 같다. 어려서부터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자연 지겹고 힘든 게 학습이다.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칼로 무자르듯 차갑게 외면하는 것도 공부다.
그런데도 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창의적인 e코리안 양성을 위해 2단계 국민 정보화교육 계획을 발표했다. 2000년부터 지난 3월까지 주부·농어민 등 약 1086만명을 대상으로 정보화교육을 시키더니 이제는 다시 실용 위주로 500만명을 더 교육시키겠다는 것이다.
학교공부도 모자라 힘들고 따분한 컴퓨터 과외공부까지 하란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은 원대하다. 지식정보시대에 있어서 국가의 경쟁력은 지식과 정보를 창의적으로 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민의 정보화 역량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정부의 계획은 모든 국민을 정보의 수요자이면서 생산자인 창의적인 e코리안을 많이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뜻도 뜻이지만 정보화교육에 대한 일반국민의 끊임없는 수요가 이같은 계획들을 낳게 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정보화교육에 대한 일반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가끔 주부나 노인들이 정보화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장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교육열기가 사뭇 뜨겁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컴퓨터를 배우는 일은 지겹고 힘든 게 아니라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자의 말씀처럼 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이 기쁜 일일 수도 있나 보다. 공자도 정보사회에서는 ‘컴퓨터 학이시습불역열호’라고 말씀하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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