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상파방송 수신용 셋톱박스의 가격하락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4일 전자산업진흥회와 주요 셋톱박스 업체에 따르면 메이커별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HD 지상파방송 수신용 셋톱박스 가격이 올초에 비해 평균 30%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업계는 “월드컵특수 이후 매기가 일지 않은 데 따른 재고누적, 최근 경쟁과열에 따른 저가 보급형 제품의 잇따른 출시 등이 가격하락을 부채질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지난해말 120만원대의 제품이 출시된 이래 그 절반 수준인 60만원대 제품까지 등장했고 내년 초 30만∼40만원대 제품의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홍)는 최근 가전 3사와 아남전자·매크로영상기술·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 등 지상파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8개 업체를 대상으로 평균 단가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70만원이었던 소비자가격이 이달초 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진흥회측은 “녹화나 재생기능 없이 단순히 지상파 HD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의 경우 지난 5월 71만원선에서 7월 68만원, 9월 63만원에 이어 최근에는 50만원대로 급격한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셋톱박스 업체가 공격적인 시장개척을 위해 HD급 셋톱박스 모델의 가격을 잇따라 내리고 있어 가격하락세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NTSC/ATSC)을 모두 수신할 수 있는 제품(모델 SK-011T)을 지난해말 129만원에 내놓았으나 현재 시장에서 8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또 단순한 지상파방송만을 수신하는 64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의 시장확대를 위해 오는 10일까지 최고 30% 가격을 할인해주는 체험단 행사를 진행중이다.
LG는 앞으로 지상파 셋톱박스 시장 자체가 고급형과 보급형 시장으로 크게 양분될 것으로 판단해 고급형은 품질로, 보급형은 가격으로 승부할 계획이어서 보급형 지상파 셋톱박스 가격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LG는 이와 관련, 지난 11월 HD급 방송의 녹화와 재생이 가능한 고급형 지상파방송용 셋톱박스(모델명 LST-2200)를 새로 선보였다.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대표 김주현)의 주력 제품(모델명 DST-HD 1100K)가격도 70만원에서 50만원대로 떨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대만큼 디지털TV 시장이 성장하지 않으면서 일부업체의 재고 물량까지 겹쳐 가격을 계속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쓰리에스디지털(대표 유용태) 등 일부업체는 내년에 40만원대의 지상파 셋톱박스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디지털TV와 마찬가지로 셋톱박스 가격 역시 하락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 측은 “지상파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은 내년에도 소폭 성장에 그치는 반면 생산업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추가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며 “내년에는 3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도 나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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