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가입찰 관행

 이른바 ‘SI 위기설’이 등장한지는 꽤 오래됐지만 관련 업계는 여전히 위기극복 노력보다 눈앞의 매출목표 달성에 목을 매고 있다. 저가입찰 관행이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수주를 위해 또다시 저가입찰에 뛰어드는 것이 좋은 예다.

 통상적인 저가입찰 관행은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덤핑 수준의 저가입찰은 업체의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사업 자체를 망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강원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카지노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입찰 결과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주사업자인 H사가 예상가 137억원의 절반밖에 안되는 70억원에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H사는 가격과 인력문제 등으로 고심하다가 지난달 중순께 사업을 시작했지만 향후 진행과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근 S사가 수주한 문화관광부의 ‘공공도서관 디지털자료실 구축 2차사업’ 역시 덤핑 의혹을 받고 있다. 탈락업체들은 “기술평가에서 최하위던 S사가 최종 평가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며 “점수를 대입해 역산해보면 예상가인 301억원보다 80억원 정도를 낮게 제시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S사 측은 “가격점수를 높게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타업체가 주장하는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사업자 선정에서 기술보다 가격이 훨씬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어떤 해결방법이 있을까. 발주기관이 먼저 나서야 한다. 당장 눈앞의 예산절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저가에 사업을 수행하면 어딘가에 구멍이 나게 마련이다. 당장 문제가 없어 보여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듯 부실 프로젝트는 언젠가 큰 손실을 끼치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예가의 80% 미만 가격을 제안하는 업체를 평가대상에서 제외하는 ‘입찰가격 하한선 제도’를 당장 도입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최대 30%인 가격점수 비율을 10%로 낮추고 발주기관의 기술평가 능력을 키워 기술 위주의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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