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등지의 미국내 소규모 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자신들의 속사정을 전해주는 증권사 주식분석가들이 격감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형 투자자에게 괜찮은 투자 대상 기업이나 업종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온 이들 분석가가 최근 몇개월간 해고나 구조조정을 통해 급격히 줄어들면서 소기업이 투자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 이 중에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술혁신 회사들도 끼어 있다.
홍보대행사 스테이플턴커뮤니케이션스의 창업자인 데보라 스테이플턴은 “분석가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거와 같은 깊이로 분석할 기회도 이제 거의 없다”면서 “분석가들은 더이상 진정한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가 부족현상에 대해 월가의 증권사들이 경기침체와 기업비리 스캔들로 분석가를 무더기로 해고하고 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게다가 분석 대상이었던 일부 기업은 규모축소로 더 이상 대형 뮤추얼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블루셔트그룹의 투자설명회 전문가인 크리스 댄은 “과거에는 인터넷팀이 5∼10명으로 구성됐지만 지금은 1명만 돼도 다행”이라며 “다른 증권사의 경우도 광통신, 네트워킹, 무선, 유선을 비롯한 통신장비 분야의 분석가가 6명에 달했지만 지금은 1∼2명으로 축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소기업이 과거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기술혁신의 선봉에 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려를 표명한다. 스테이플턴은 “애플컴퓨터가 처음 창업됐을 때는 그에 정통한 1∼2명의 분석가가 있었다”며 “그같은 지원이 없었을 경우 애플에 대한 정보를 그렇게 빨리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한때 잘 나가다 추락한 소기업을 버린 이유를 자신있게 해명한다. 소기업은 규모가 너무 작아 월가 증권사의 고객인 대형 뮤추얼펀드의 투자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분석가들은 대형주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다.
칼라바사스에 본사를 둔 네트워크 계측업체 익시아는 최근 지금까지 자사를 분석해오던 분석가 3명을 잃었다. 디지털가입자망(DSL)으로 알려진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 공급업체인 코바드도 최근 파산에서 벗어나 투자자에게 살아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어 조바심을 내고 있지만 2000년 30개사까지 이르던 담당업체수가 뉴욕의 투자은행 한 개사로 줄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바드의 CFO인 마크 리치맨은 “여러 분석가를 불러놓고 우리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지만 여건상 어려워 중역들이 투자자에게 개별적으로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소기업들은 분석가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분석가와 관련된 이해충돌 문제 때문에 수사를 받고 있는 일부 증권사가 대기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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