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삼성전자, `희비` 엇갈려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20인치 이상의 차세대 대형 모니터용 TFT LCD 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LG필립스는 전문가용 18.1인치 제품의 강세를 바탕으로 올초 시장 프로모션에 나선 20.1인치(UXGA급)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반면, 삼성전자는 전문가용 모니터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21.3인치 제품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인치(SXGA급 포함)시장은 전체 20인치 이상 대형 TFT LCD 시장의 68%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LG필립스는 이 중 75%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며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 뒤는 후지쯔, NEC, 샤프 등 일본업체들 순이며, 삼성전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은 그간 양사의 마케팅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즉, LG가 18.1인치 제품을 시작으로 전문가용 하이엔드시장 공략에 주력, 시장 표준화와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반면, 삼성은 15인치 제품의 뒤를 이을 차세대 범용 TFT LCD로 떠오른 17인치 제품 표준화에 지나치게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당분간 삼성이 20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용 TFT LCD 시장에서 LG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FT LCD 업종 특성상 초기시장 선점 효과가 큰데다 델·HP·소니 등 메이저 PC업체들이 UXGA급 20.1인치 채택을 확대, 향후 차세대 전문가용 LCD 시장 표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20.1인치 제품은 LG가 보유한 4세대 라인(680×880㎜)에서 거의 100%에 가까운 기판효율을 나타내고 있어 삼성의 4세대(730×920㎜)에 비해 생산성 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680×880㎜’ 라인을 보유한 LG를 비롯해 대만 AUO, 일본 샤프 등이 20.1인치 제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모니터의 대형화 추세로 기존 18.1인치 제품을 사용하던 파워유저들이 다음 모델로 20.1인치급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특히 브라운관(CRT) 모니터를 고집하던 그래픽 엔지니어 등 전문가들이 TFT LCD 기술발달로 색상문제가 해결된데다 LCD가 눈의 피로가 덜해 LCD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모니터의 대형화 추세와 LCD 가격급락에 힘입어 20인치 이상 대형 TFT LCD 시장이 올해 30만대에서 2003년 90만대, 2004년 177만대, 2005년 365만대, 2006년 690만대로 2006년까지 연평균 200%대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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