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기업 경영실적의 허실

 12월 결산 코스닥 IT기업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코스닥시장은 등록기업 중 IT기업들의 3분기 경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매출액은 2분기 5조9764억원보다 2.8% 증가한 6조146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순이익도 같은 기간 동안 290억원에서 703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닥에 등록된 비IT업체들의 매출액은 2% 감소하고 순이익은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점과 비교하면 놀랄 만한 일이다. 특히 전반적인 경기불황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다행한 일임에 틀림없다.

 3분기들어 코스닥 IT기업들의 순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낙관적인 경기전망 등 외부적인 여건개선에 힘입은 바 크지만 그동안 IT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수익 위주의 보수적인 경영을 통한 기업 내실화에 경영력을 모아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특히 재무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부채비율도 100% 이하로 낮아지는 등 IT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빠른 속도로 건실해지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코스닥 IT기업들의 경영실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겉으로 나타난 화려한 실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선 IT기업들의 영업이익이 2분기 3606억원에서 2792억원으로 22.6% 줄어든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2분기에 6.0%에 달했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3분기들어 4.5%로 1.5%포인트 하락세를 보인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그동안 IT기업들이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쳤지만 수익을 남기는 데 다소 어려움이 많았음을 나타내준다. 특히 이는 성장잠재력의 약화를 의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고, 지금과 같은 내수부진 상황이 계속된다면 언제든지 기업 수익이 더욱 악화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상과는 달리 3분기들어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하지만 이것은 일부 대형 IT기업의 실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있는 것도 짚어봐야 할 문제다. 매출액 규모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KTF·LG텔레콤·LG홈쇼핑·CJ홈쇼핑 등의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수준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라고 한다. 이는 다른 IT기업들의 순이익이 그만큼 저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244개사 가운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은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3분기들어 70개가 넘는 기업들이 영업을 통해서는 흑자를 냈으나 이자비용 등으로 인해 순이익 면에서 적자로 돌아섰으며 50개사는 지난해 이후 적자경영을 계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올들어 3분기 동안 코스닥 IT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올 3분기의 실적호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최근의 주변환경을 보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코스닥기업들의 경영호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본투자유치와 해외시장개척 등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위주의 내실경영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음을 IT기업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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