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스와핑은 윈윈게임

 SK텔레콤과 KT가 주식맞교환(스와핑)에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양사간 이해득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양사가 전격적으로 스와핑을 결정한 후 양사의 주가 향방과 스와핑에 따른 금전적 득실관계를 분석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스와핑으로 확보한 자사 주식을 소각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면 주가상승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매물출회 부담을 해소하면서 주주가치 증대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스와핑에 따른 양사의 이해득실 관계는 꼼곰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사가 특정 부분에서 손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이득’이 있기 때문에 이번 스와핑이 결국은 양쪽에 모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스와핑의 긍정적인 효과를 훼손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지적이다.

 ◇주가상승 모멘텀 확보가 최대 이득=양사는 이번 스와핑 합의로 주가상승의 호기를 잡았다. 단기적으로 SK텔레콤은 주당 30만원, KT는 주당 6만원이라는 상징적인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거기다 외국인들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양사는 최근 잇따른 정부규제 리스크 때문에 외국인들로부터 외면을 받아왔으나 이번 기회에 강력한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호의적인 시각을 이끌어낸 것도 큰 이득이다. 앞으로 있을 이동전화요금 인하조치, 이동전화사업자 영업정지 처분시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전망이어서 향후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와프된 지분의 절반인 5% 정도의 지분을 양사가 소각한다면 주주가치 증대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국내외 투자자 전반에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당분간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유가증권 처분 손실, KT는 법인세 부담 발생=SK텔레콤은 약 924억원에 달하는 유가증권 처분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 민영화 당시 KT지분 매입가격이 5만4000원이었는데 이번에 합의된 잠정가격은 5만900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지분매입 가격보다 1주당 3000원 정도 할인된 가격에 지분을 넘겨야 한다. SK텔레콤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지만 주가상승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면 KT는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 부담이 생겼다. 이는 KT가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 주식 매입 당시 주당 1만8868원이었는데 이번에 22만4000원에 매각함으로써 1조7000억원의 처분이익을 얻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김경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수치상 양사가 입게 될 손해는 스와핑의 필연적인 산물”이라며 “하지만 SK텔레콤은 유가증권 처분손실을 완전히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주가상승을 통해 이익을 챙길 수 있고, KT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처분이익으로 세금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부분을 침소봉대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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