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소비자를 위한 신규 드라이버 개발 외면

 필름과 사진현상이 필요없는 디지털 카메라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는 PC를 이용해 사진의 저장·편집이 가능하고 인터넷을 통해 전문업체에 사진인화서비스를 신청하는 등 편리한 점이 많다. 특히 잘못찍은 사진을 그때그때 확인하면서 지울 수 있기 때문에 가족사진이나 외출할 때 보관용 사진을 찍기에는 만점이다. 나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디지털카메라를 구입, 사용하고 있다.

 최근 내가 사용하고 있는 PC 운용체계를 얼마전 윈도XP로 바꾸게 돼 디지털카메라 관련 프로그램을 재설치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와 PC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인 USB 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았다. 아니 USB 인터페이스가 일반화됐음에도 불구하고 USB용 드라이버가 없었던 것이다.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가 내놓은 제품인데도 말이다.

 그 회사 AS센터에 문의하자 윈도XP용으로는 드라이버가 개발돼 있지 않고 앞으로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필요할 경우에는 메모리카드 리더기를 추가로 구입하든지 이용하기 불편한 시리얼 방식을 이용하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구형제품이지만 버리기도 아까운 데다 소비자들은 최선의 사용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USB 인터페이스의 경우 PC의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요즘 디지털카메라뿐만 아니라 프린터나 외장형 주변기기에서 시리얼 포트를 사용하는 기기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따라서 인터페이스 부문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제품을 판매할 때는 훌륭한 제품과 확실한 AS를 홍보하면서 정작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드라이버 개발을 외면하는 업체의 태도에 분통이 터졌다. 더욱이 인터페이스 부문은 제품의 생명력과도 직결되는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 PC와 바로 연결하기 어렵다면 PC 연동장치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구입해도 이런 AS형태라면 향후 같은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제고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외산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고 가격은 비싸지만 AS는 확실하지 않은가.

 디지털 전자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에 제조업체들은 신제품 개발 외에도 기존 고객을 위해 지속적인 드라이버 개발 서비스를 병행했으면 좋겠다.

 하몽열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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