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요금인하"…이동통신株↓

 연내 추진될 것으로 알려진 이동전화 요금의 인하 폭이 당초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되며 이동통신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3개 이동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정부의 요금규제 대상인 SK텔레콤이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며 실적 우려감이 표면화됐다.

 11일 증시에서 SK텔레콤은 전날보다 4.23%나 떨어진 22만6500원에 마감, 지난달말 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처분 발표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주가가 밀려났다. KTF와 LG텔레콤도 하락폭은 SK텔레콤에 비해 적었지만 2∼3%씩 동반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동통신주가 동반 하락한 것은 최근 잇따라 나왔던 IT펀드 자금 조성, 영업정지 조치 등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요금인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오히려 인상폭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통신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월 정통부 주도로 4개 통신사업자들로부터 IT펀드 3000억원 등 총 1조8000억원을 연내 조성한다는 발표가 나오며 투자심리가 급랭하자 “이동전화 요금 인하폭 축소 등 보상책이 있을 것”이라며 애써 긍정적인 논리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정부와 통신업계는 증시에서의 기대처럼 요금인하 폭이 5%선이나 그 이하로 줄어들기보다는 기존 8∼10%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증시 외적 분위기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냉각시키며 이동통신 종목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영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동전화 요금에 대한 정부측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오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를 불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협상과정이 남아있지만 갑자기 요금인하폭이 5%선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은 적어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측은 SK텔레콤이 8∼10% 요금인하의 중간 인하율인 9%의 인하율을 최종적으로 적용받을 경우, 내년 EBITDA와 EPS는 각각 6.5%, 9.5%씩 하향될 정도로 부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SK텔레콤이 요금규제 대상이라 언뜻 영향력이 SK텔레콤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요금인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KTF, LG텔레콤 등 2개 후발사업자들에도 매우 크다. SK텔레콤은 시장 지배사업자로 요금인하를 완충할 만한 현금창출 능력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KTF와 LG텔레콤은 후발 사업자로서 기존 요금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출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요금인하 폭 확정 뒤 KTF와 LG텔레콤이 어느 정도의 요금을 내릴지는 자율 문제”라면서도 “치열한 경쟁으로 비슷한 수준의 요금인하를 단행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수익에서 정율의 수익이 준다고 본다면 이들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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