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대학 전자투표제 도입 환영

 최근 한 지역 대학교에서 총대의원 선거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는 전자정치시대로 나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모범적 사례일 뿐만 아니라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요즘 대학 총학생회가 학생들로부터 불신을 사면서 계속 떨어지고 있는 학교 내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현재 대학 학생회는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대립, 일반 학생과 동떨어진 시책 등으로 인해 선거 때가 되면 투표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기성사회의 정치에 대한 불신현상이 대학가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봐도 된다.

 물론 시대 변화에 대학 학생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급선무겠지만 일단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서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의 취향에 따라 투표율을 많이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본다. 학생들은 번거롭게 기표소를 찾을 필요없이 학교든 집이든 PC가 있는 곳이면 한 번의 클릭으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 학생회 선거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이 갖는 두 번째 중요한 의미는 그것이 국가 전자정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 좋은 실험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 전자투표를 도입하게 되면 선거 절차의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을 줄이고 시간·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등 많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데 있어서는 정보격차와 철저한 보안, 초기비용문제와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감시자가 없는 관계로 부정투표의 소지도 있고, 전자투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도 보완해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대학 학생회 선거는 규모가 작고 학생간 정보격차문제도 거의 없는 만큼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먼저 대학 내 전자투표를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나아가 전자정부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영국에서는 셰필드와 리버풀의 지방자치단체에서 SMS를 전자투표 방식의 하나로 채택해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이동민주주의 도입으로 전자민주주의가 한층 더 발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대학 내 각종 선거에 전자투표제 모델을 잘 활용한다면 대학 학생회 문제의 기본 해결점을 찾을 수 있고 또 우리나라가 세계 전자정치를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리라 본다.

 권해주 서울 광진구 화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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