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신제품 출시, 고전면할지는 불투명

 이동전화단말기업계의 세계 최강 노키아가 몇 차례의 연기 끝에 CDMA 단말기 신제품(모델명 노키아8587)을 11일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 고전중인 노키아가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노키아의 단말기는 cdma2000 1x용으로 화이트 백라이팅 키패드와 컬러 LCD 등 한층 새로워진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전자지갑, 인터넷 WAP 브라우저, 다양한 아이콘 및 벨소리, 애니메이션 다운로드, 한국어 및 영어 지원, 최대 300명 번호저장 등 다양한 기능도 지원한다.

 에로 라이티넨 한국노키아 지사장은 “이번 제품은 유행을 따르기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한국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11일부터 SK텔레콤을 통해 011·017용 제품 판매를 시작, 국내 업체들의 강세에 밀려 유일하게 고전중인 한국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노키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4그레이 CDMA 단말기를 선보였으나 국내 업체들의 컬러단말기 출시가 잇따르면서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당초 올 상반기 중에 컬러단말기를 선보이고 국내 업체들을 곧바로 추격하려 했으나 ODM 업체와의 마찰로 무산됐다. 노키아가 자사 특유의 ‘깐깐한’ 스탠더드(표준)를 ODM 업체에 요구함에 따라 국내 ODM업체가 제품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마찰이 노키아의 CDMA 단말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STN LCD에 4096 컬러를 지원, 컬러에 관한 한 국내 업체들의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카메라폰 등 고화질의 컬러를 이용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4096 STN LCD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노키아 내부적으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키아 관계자는 “이번 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며 “내년에 새로운 개념의 휴대폰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격도 40만원 중반대로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노키아의 고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메이저 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이 워낙 높은 데다 팬택&큐리텔 등 중견업체들마저 새롭게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노키아가 먹을 수 있는 ‘파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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