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대덕밸리 투자 `상반된 행보`

 국내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업체들이 대덕밸리 투자에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무한기술투자가 대전지점을 통해 대덕밸리 투자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의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가 최근 대전지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들의 행보는 국내 벤처산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대덕밸리에 대한 향후 투자전망을 가늠짓는 주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무한기술기술투자는 지난 10월 세화기술투자와의 합병 이후 대덕밸리 투자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벤처캐피털들이 투자대비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대덕밸리를 외면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8월 대전지점 설립 이후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대덕무한벤처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올 4월에는 135억원 규모의 ‘대덕테크노밸리(DTV)펀드’를 조성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무한기술투자의 한 관계자는 “대덕밸리에 대한 투자는 멈출 수 없으며 오히려 강화해야 할 시기”라며 “대전지점 활성화를 통해 향후 중국진출 등을 위한 대외적인 창구역할을 맡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구조조정 차원에서 지난 90년 개소한 대전지점을 전격적으로 철수했다.

 표면적인 배경은 지방 펀드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점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덕밸리 벤처기업들과의 투자와 관해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대덕밸리 벤처기업이 바라보는 시장평가와 벤처캐피털업체에서 예측하는 시장평가가 서로 다른 점도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리게 한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KTB네트워크는 2000년 2월 100억원 규모의 ‘KTB 대덕1호’를 조성했으나 68억원 정도만을 소진했을 뿐 그해 말부터는 실질적으로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KTB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대덕밸리가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개발한다는 차원에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마케팅 능력의 부재와 CEO들의 독단적인 경영형태 등이 개선되지 않는 한 투자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대덕밸리에 대한 관심은 높으며 여건이 개선되면 투자에 나설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덕밸리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 전부터 벤처캐피털들이 실적이 좋은 기업만을 투자대상으로 선정하는 등 투자조건이 까다로워졌다"며 “당분간 시장이 좋아지지 않는 한 창업초기의 벤처기업들은 투자유치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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