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원고는 마음으로 읽어라.
“풍요로운 이 가을…날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이 가득하셨…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전국 영업국 지원에 나선 K이사는 오늘도 어색한 연설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20여년 간 회사와 함께 성장해 왔건만 여전히 직원들 앞에서 연설하는 일만큼은 뜻대로 되질 않는다. 비서실에서 작성해 준 원고를 이동하는 차 안에서까지 열심히 읽고 외워 보지만 막상 연단에 서면 쉬운 문장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혀가 꼬여 엉뚱한 발음을 하기 일쑤다. 차라리 즉흥 연설을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워낙 말주변이 없는 터라 자신도 생기지 않는다.
작성된 원고를 읽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이 작성한 원고는 흐름을 파악했다 할지라도 감정을 완전히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연결이 부자연스럽거나 어색한 어조가 나타난다. 대개의 경우 보디랭귀지를 살릴 수 없어 마치 책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쯤 되면 메시지 전달은커녕 형식에 불과한 무의미한 연설이 되어버린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될 원고는 연설자가 직접 작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비서실이나 기획실 혹은 전문적인 원고작성자에 의해 작성될 경우엔 연설자의 최종 점검이 필수적이다. 같은 의미라도 사람마다 익숙한 표현법이 있기 때문에 연설자에게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간략하고 경제적인 문장 구사도 중요하다. ‘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식의 돌려 말하기는 전달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산만한 분위기를 만든다. 쉽고 간단한 어휘와 짧은 문장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보다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나’ ‘본인’보다는 ‘우리’나 ‘여러분’이라는 표현이 공감대 형성에 유리하다.
원고가 마무리됐으면 큰 소리로 여러 번 읽는다. 남들 앞에 서게 되면 평소보다 말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므로 원고의 행간 여백을 넓게 잡고 강조해야 할 단어나 문장, 쉬어야 할 곳, 숨을 쉬는 곳 등을 직접 표시해두면 한결 속도 조절이 수월해진다. 숫자를 읽을 경우엔 백만, 천, 백 등의 단위 숫자는 글자로, 나머지는 숫자로 써 두면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훌륭한 연설에 있어 가장 명심해야 할 사항은 원고를 읽으려 하기보다는 행간의 의미를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읽기보다 마음의 전달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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