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선보인 ‘오피스11’의 첫 베타 버전이 최신 윈도 운용체계(OS)에서만 작동하도록 돼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고 C넷((http://www.cnet.com)이 30일 전했다.
이는 세계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오피스’의 차세대 버전으로 내년 중반경 최종 시장에 나올 ‘오피스11’이 만일 지난주 공급된 첫 베타 버전처럼 서비스팩3으로 무장한 ‘윈도2000’과 ‘윈도XP’ 같은 최신 윈도에서만 작동될 경우 기업과 가정에 설치된 현재의 대부분 PC가 오피스11을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피스11’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기업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최신 윈도로 업그레이드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MS는 “지난주 내·외부 베타테스터 1만2000명에게 제공된 ‘오피스11’의 첫 베타판은 그야말로 베타(시험)판 중 첫 제품으로 아직 기능 개선이 많이 남아 있는 등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윈도2000과 윈도XP 이외에 이들보다 더 오래된 윈도 제품인 윈도98을 비롯해 윈도98세컨드에디션·윈도미·윈도NT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11’을 내놓을지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MS는 “오피스11 베타1 이외에도 다른 베타판이 더 예정돼 있으며, 우리는 베타테스터들의 의견을 최종 제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S는 이미 작년 5월 ‘오피스11’의 이전 버전인 ‘오피스XP’를 내놓았을 때도 구형 윈도(윈도95)에서는 오피스XP가 작동하지 않도록 한 바 있어 애널리스트들은 “가능성있는 이야기”라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01년말 기준 ‘윈도2000’과 ‘윈도XP’의 가정용 및 기업 버전 설치 비율은 총 윈도 중 2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IDC는 추정하고 있는데, 올 연말이 되면 이 비중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DC는 MS가 ‘오피스11’을 정식 출시하는 내년 중반경에는 ‘윈도2000’과 ‘윈도XP’의 비중이 전체 윈도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렇잖아도 ‘라이선싱6(Licensing6)’이라 불리는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으로 비용부담이 높아진 기업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는 MS가 또 다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피스XP’가 최신 윈도만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서 가트너는 MS의 ‘라이선싱6’ 프로그램에 대해 “MS의 대다수 기업고객들의 비용이 이전보다 33∼107%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가트너는 새 라이선스 정책으로 그렇잖아도 일부 MS 고객들이 오피스의 대안 제품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타오피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제하며 “만일 오피스11이 최신 윈도만 지원한다면 MS 고객들의 또 다른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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