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가 이번에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을 대상으로 ‘ERP 도입 및 활용실태’를 파악한 것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ERP를 근간으로 하는 산업의 e비즈니스화를 촉진하는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ERP 보급률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산자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앞으로 상장 및 등록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ERP시스템 보급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조사 결과 ERP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이 평균 43.9%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기업의 경우 672개 기업 중 304개사가 ERP시스템을 구축해 도입비율이 45.2%로 나타났다. 이는 822개 기업 중 352개사에 그친 코스닥 등록기업의 42.8%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상장기업 중에는 대기업(46.9%)의 도입비율이 중소기업(43.3%)보다 높았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에서는 대기업(37.7%)이 중소기업(43.2%)보다 낮았다.
그러나 양대 시장의 평균보급률 44%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IDC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포천500에 속한 기업 중 약 60%가 ERP/CRM 또는 기타 기업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산자부는 전 산업의 e비즈니스화를 촉진하고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의 회계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라도 상장·등록기업에 대한 ERP 보급률을 현재 44%에서 선진국 수준인 60% 이상까지 확대되도록 적극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
산자부가 최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와 투자조합에 대한 관리시스템의 대폭 개선을 위해 149개 기금출자조합에 대한 ERP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ERP 구축 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해야=산자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기업의 ERP시스템 구축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은 물론 자금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자부가 이러한 정책방향을 제시한 것은 대다수 기업들이 ERP 도입효과를 인정하고 실제로도 활용수준이 비교적 높았지만 구축비용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조사결과 도입효과에 대해서는 84.7%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다소 효과가 있다’는 응답이 39.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매우 뚜렷한 효과가 있다’가 23.5%, ‘일부 효과가 있다’가 21.9%로 각각 나타났다. ERP 활용에 부정적인 응답을 한 기업은 불과 55개사에 그쳤다. ERP 활용수준은 60∼80%가 34.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80∼100%가 27.7%, 40∼60%가 22.2%로 각각 나타났지만 활용하지 않거나 오히려 문제가 생긴 경우도 15%나 됐다.
구축예산은 거래소 상장기업의 43.1%가 10억원 이상을, 코스닥 등록기업의 59.7%가 5000만∼1억원을 각각 사용했으며 기업별로는 대기업의 71.4%가 10억원 이상인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57.7%가 5000만∼1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자부는 이처럼 ERP 구축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되고 있다고 보고 대기업에 대해서도 IT화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현행 3% 수준의 세액공제) 등을 통한 투자유인책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산자부는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세액 공제 수준을 확대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세액공제 수준을 올해 10%에서 내년에 오히려 7%로 인하키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코스닥등록 중소기업 가운데 미도입 기업에 대해서는 2단계 중소기업 IT화 사업을 통해 지원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외산제품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온 국내 ERP시장에 최근들어 국내 업체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ERP시장은 SAP·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99년 72%에서 지난해 54.8%로 낮아진 반면 삼성SDS·영림원소프트랩 등 국내 업체는 28%에서 44.2%로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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