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칠두 산업자원부 차관부 cdkim@mocie.go.kr
요즘 흔히 IT산업의 발달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IT인프라를 구축했다고들 한다. 실제로 2001년 5월 OECD에서 발표한 신경제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인터넷 보급률과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모두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 보면 IT인프라는 선진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IT의 활용을 통한 산업현장에서의 생산성 증대는 아직 본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공급 기반인 인구 1000명당 인터넷 호스트 수는 9.2개로 미국(371.4개)은 물론 일본(55.9), 영국(37.1)보다 훨씬 적다. 또 IT인프라의 질적 경쟁력 지표인 콘텐츠 제공기관을 나타내는 인구 1000명당 웹서버 수도 6.7대로 미국(46.5대), 영국(24.2대)보다 적고 전자상거래의 활용 정도를 나타내는 인구 100만명당 보안 서버 수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그간의 막대한 IT투자에도 불구하고 IT의 실질적인 활용도는 저조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의 전문가토론회(디지털경제에서의 경제구조 변화와 정책방향), 올해의 기획예산처의 정책토론회 및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에서 IT산업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효과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기업부문을 보아도 IT인프라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이를 활용한 경영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는 형편이다. 즉 대부분 업무수행을 위한 단순한 비용 지출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혁신 수단으로 IT를 적용하고 있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인프라 구축을 하는 것은 그 인프라를 잘 이용해서 경제적 가치가 높은 제품이나 기술, 서비스를 생산해 내고자 함에 있다. IT산업 발달의 의미는 IT인프라 구축 자체의 의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경제·사회 전반의 비효율을 없애고 국민경제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동통신망이나 초고속인터넷망의 구축은 디지털경제로 이행하는 출발일 뿐, 그것이 디지털 경제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IT산업의 발전은 인프라 구축에서 끝나지 않고 기업, 소비자, 정부 등 각 경제주체들이 경제활동의 성과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 그리고 가치를 창조하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점에서 중소기업의 IT화는 지식정보화의 기반이요 출발점으로서 중요하다. 기업의 IT화는 산업의 디지털화라는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를 전자화하는 것으로 인사·재무·회계는 물론 개발·조달·생산·물류·판매·AS 등 사내외 업무흐름을 실시간으로 네트워킹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별기업은 IT화에 따른 효과라 할 수 있는 생산성 향상, 신속한 의사결정,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실현하고, 그 기업이 속한 산업과 업종 전반의 디지털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3만개 중소기업의 IT화사업에 이어 제2단계 중기 IT화 사업비전 제시를 통해 우수한 정보인프라를 기업내부와 산업전반에 체화시켜 기업의 생산성 증대는 물론 산업의 e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점점 더 격화되는 글로벌한 경쟁 환경속에서 우리는 경쟁우위 확보 측면에서 우수한 IT인프라가 있기에 경쟁국보다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근간으로 민간부문은 IT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전략적 경영역량’을 조속한 시일내에 마련하고 정부도 기업·산업부문이 IT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기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IT인프라를 생산적으로 활용, 성과 창출로 이어질 때에야 비로소 우리나라가 진정한 IT강국, 나아가 e비즈니스 강국으로 퀀텀점프(Quantum jump)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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