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8.0-MSN 8, `브라우저 전쟁`

 `사생결단’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인 AOL과 MSN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브라우저 새 버전을 내놓으며 경쟁을 벌이게 됐다.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AOL이 AOL8.0을 공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24일 MSN8을 일반에 선보이기로 했다.

 AOL과 MS는 주지하다시피 미국 온라인 업계뿐 아니라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로 각 부문에서 충돌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시장에서는 가입자 수 3500만명인 AOL이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양상은 오히려 반대다. AOL은 타임워너와 합병초기 및 인터넷 시장이 정점에 올라 있던 1∼2년 전과 달리 모기업 AOL타임워너의 지원이 대폭 위축돼 있는 상태. 반면 MSN은 인터넷 부문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회사 정책에 힘입어 사기가 앙양돼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저빌리티사이언스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AOL8.0보다 MSN8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AOL측은 이 조사가 MS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치부하고 있다. AOL측은 이미 새 버전의 다운로드자 수가 온라인에 선보인지 2주 만에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며 고무돼 있다.

 이번 브라우저 경쟁은 작은 충돌이 잦았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선두업체인 AOL이 배수진을 치고 더 적극적인 공격에 나서는 등 두 회사가 사력을 다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런 만큼 패배한 업체가 받는 타격도 엄청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 회사간 신경전은 제품 론칭 행사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AOL은 지난 15일 스티브 케이스 AOL타임워너 회장의 사회로 조너선 밀러 AOL 최고경영자(CEO) 등 회사 관계자와 인기 코미디언 대나 카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소재 링컨센터에서 AOL8.0의 발표 행사를 가졌다. 이에 맞대응, MS 역시 빌 게이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기능면에서 두 브라우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MS는 MSN8로 업그레이드를 위해 5억달러를 투자했다면서 부모의 자녀 컴퓨터 사용감독 기능, e메일 분류 기능을 강화했고 특히 스팸 필터링과 인스턴트 메시징(IM) 기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AOL8.0 역시 컴퓨터 사용감독 기능, 개인맞춤 서비스, e메일 분류, 채팅 기능 등이 강화됐다. AOL은 다만 새 버전을 개발하면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나타난 것이 팝업 창을 가급적 축소키로 한 것.

 밀러 CEO는 “광고주에게 중요한 것은 광고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서비스의 일부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팝업은 이런 면에서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이미 마케팅·광고 비용으로만 수백만달러를 썼다. AOL은 새 버전에 대한 TV광고를 시작했고 MS는 내년 중반까지 3억달러를 들여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미국내 상점에는 두 회사의 무료 CD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경쟁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는 AOL과 이에 비해 발걸음은 다소 가볍다 하더라도 여유있는 형편은 결코 아닌 MSN. 두 서비스간 승부는 늦어도 내년 초면 알 수 있을 전망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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