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북아 표준대화체 창설

 표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이미지 상승 및 경제적 이득과 직결될 뿐 아니라 세계표준을 주도하지 않고서는 1등만이 살아남는 글로벌 경쟁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한·중·일 3국이 ‘동북아 민관합동 고위 표준대화체’를 구성, 서로 다른 표준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관세장벽 완화에 나선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잘 알다시피 한·중·일 3국은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산업표준으로 인해 국가경쟁력 제고에 어려움을 겪었다. 표준인프라 구축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가 표준대화체 구성을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계기로 비관세장벽이 완화되고 무역·투자·기술협력이 확대될 경우 세계표준을 주도하는 것은 물론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기술 및 표준 경쟁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표준이 기술력과 경쟁력을 상징하는 척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구촌 모든 국가가 국제표준을 의무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술선진국들이 총력전을 펴며 국제표준 장악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국제표준 제정시 영향력을 얼마나 행사할 수 있느냐가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한·중, 한·일 양국간에 추진되던 표준논의가 3국으로 확대 발전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3국간 무역·투자가 활성화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뿐 아니라 이것이 동북아 테크노벨트로 이어질 경우 국제표준 관련기구의 모델·표준 제정 과정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 첨단기술 분야를 한 나라가 독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국가간 공동 연구개발을 포함한 전략적 기술협력 강화는 필수적인 과제다. 더욱이 기술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한·중·일 3국은 기술 표준화, 공동 연구개발, 전문가 교류 등 협력 강화가 절실하다.

 물론 동북아 민관합동 고위 표준대화체 구성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국내외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적인 문제만 해도 그렇다. 그동안 우리나라 표준분야 정책과 대외 창구역할을 해온 기술표준원을 추진주체에서 제외하고서도 국가간상호인증(MRA) 등 정부가 직접 챙겨야 하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중국과 일본 등 세계표준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국가들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표준대화체 창설에 순순히 응할지도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한국이 새로운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표준대화체 구성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세계 3대 교역권으로 떠오른 동북아에서의 위치조차 모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 살아남는 것은 물론 머지않아 열리게 될 동북아 자유무역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3국의 공동 관심사를 발굴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표준분야 국제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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