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카]해외 완성차업체 전략(1)

 세계 자동차시장을 주도하는 일류기업들은 저마다 자동차 개발 및 생산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자동차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이들 완성차업체는 일찌감치 차세대 자동차 개발에 눈을 돌렸고 몇 가지는 이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차량증가로 인해 포화상태에 접어든 세계 자동차업계가 공동의 생존전략으로 지목하는 ‘e카’, 이제 e카는 단순한 미래형 자동차가 아닌 우리 생활에 서서히 적용되는 ‘생활형 자동차’의 개념으로 다가오고 있다. 해외 유명 완성차업계의 e카 개발 및 기술현황을 알아본다.

 

<포드자동차>

 포드자동차의 e카 컨셉트는 ‘인터넷과 환경친화’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환경친화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싱크(THINK)그룹’을 결성, 주로 전기·하이브리드(전기와 가솔린을 결합한 고연비차)·연료전지(물의 화학적 분해과정에서의 에너지를 이용하는 구동장치) 등 환경친화형 자동차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내년까지 실용성있는 하이브리드차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 그룹에서 지난해 선보인 2인용 전기 자동차 ‘시티’는 느리고 비싸며 비실용적이라는 기존 전기자동차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제작한 모델. 18개의 니켈·카드뮴 배터리로 움직이는 시티는 최고 시속 104㎞까지 달릴 수 있다.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88㎞에 불과하다는 것이 흠이지만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또한 포드자동차는 전기자동차에 이어 오는 2004년부터는 연료전지자동차도 양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수소 연료전지 모델인 ‘P2000’은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고 소음없이 정숙한 주행을 보장하는 차세대 패밀리 세단이다.

 오는 2004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인 ‘포커스 FCV’는 4도어의 콤팩트 세단으로 포드 포커스와 같은 플랫폼에서 탄생할 차세대 모델로 알려지고 있다.

 포커스 FCV 모델 외에 메탄올 연료전지로 운행될 ‘포커스 FC5’ 모델도 차세대 모델로서 전기 모터와 메탄올 연료전지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인터넷카(e카) ‘포드 24.7’=현대인의 발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여기에 정보혁명의 근원이 된 인터넷이 합쳐진 자동차가 바로 이 회사가 말하는 ‘인터넷카(e카)’ 또는 ‘네트워크 비클’이다.

 인터넷을 주제로 한 포드 24.7은 데시보드를 모두 이미지 디스플레이어로 장착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24.7은 ‘하루 24시간씩 7일 동안 사용해도 전혀 지겹지 않은 차’라는 뜻이다. 포드자동차는 이 컨셉트카에 컴퓨터와 무선인터넷을 설치해 운행중에도 일기예보, 실시간 지리정보, e메일은 물론 쇼핑, 금융 등 모든 업무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포드 24.7은 또한 룸미러에 카메라를 장착, 운전자 및 탑승자의 모습을 무선 비디오폰을 통해 전송할 수 있다. 포드는 2004년까지 이 기능을 갖춘 차를 일반화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드자동차는 세계적인 네트워크업체인 퀄컴과 손잡고 ‘윙캐스트’라는 웹서비스도 실행중이다. 올해 말까지 새로 생산되는 자동차 100만대 가량에 이 서비스를 장착할 계획이며 2003년까지는 300만대, 2004년 말에는 모든 차량에 장착할 계획이다. 윙캐스트는 CDMA 셀룰러망을 이용해 하이스피드와 넓은 적용, 10∼20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e카 정보 고속도로다.

 ◇텔레매틱스 추진현황=현재 ‘링컨’ 차종에 VCS(Vehicle Communication System)을 장착해 판매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링컨 세단 즉, 링컨LS·링컨타운카에 VCS가 옵션으로 장착됐다. 이 시스템은 최첨단 음성인식방식의 텔레매틱스 커뮤니케이션 및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 각종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운전자는 e메일, 캘린더, 각종 뉴스, 주식정보, 기상정보, 교통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 받을 수 있다.

 이 VCS의 핵심은 모토로라 타임포트 트라이모드로 알려진 핸즈프리전화시스템으로 버튼을 눌러 작동하거나 음성 인식으로 작동되며 업계 최초로 차량의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주요 기능으로는 △전화버튼(인터넷을 통한 e메일, 각종 뉴스, 주식시세, 기상정보, 스포츠 경기정보) △긴급구조(SOS)버튼(사고 발생시 긴급구조센터에 연락) △i버튼(지도 및 빠른 길 안내) △긴급구조 및 항법(길안내)시스템(ATX 테크놀로지 제공) 등이 있다. 월 사용료는 19달러 가량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도요타자동차>

 도요타자동차가 추구하는 e카 전략은 자동차와 사람간의 교감을 보다 더 확장함으로써 차를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존재로 끌어올리는 데 촛점이 맞춰져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운전자가 자동차 컴퓨터에 신세한탄을 하거나 컴퓨터가 재미있는 유머로 운전자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는 사람이 하루 중 상당 부분의 시간을 자동차에서 보낸다는 데 착안해 자동차가 사용자의 업무능률을 향상시키고 커뮤니케이션, 권위 그리고 때로는 즐거움까지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라는 개념을 표방한다.

 이러한 도요타의 e카 전략은 이미 지난해 10월에 열린 ‘도쿄 모터쇼’에서 선보인 ‘POD’와 ‘WiLL VC’라는 두 종류의 e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소니와 협력해 개발된 POD는 자동차와 사람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하는 새로운 IT 지향적인 자동차 모델이다. 이 모델은 자동차의 개념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탑승자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도요타의 완성차 컨셉트가 잘 반영돼 있다.

 운전자와 승객을 부드럽게 보호해준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인 POD는 운전자의 감정 상태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게 표현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개인화돼 있다.

 ‘WiLL VC’ 역시 혁신적인 ‘G북’ 정보 단말기를 갖춰 인터넷 액세스, e메일, 실시간 항해같은 네트워크 서비스에 연결함으로써 운전자의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요타의 대표적 e카 ‘POD’=도요타와 소니가 공동으로 제작한 컨셉트 카 ‘POD’의 주제는 ‘친구’다. POD는 인간처럼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 차를 오랫동안 세차하지 않으면 자동차 컴퓨터가 ‘화’를 내며 ‘목욕을 시켜달라’고 조른다.

 급정거를 하면 ‘어머 깜짝이야’라며 불평하고, 운전자가 차를 떠나면 ‘굿바이’라고 작별 인사를 한다.

 컴퓨터는 인간의 희로애락 등 복잡한 감정을 합성된 음성으로 표현한다.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

 눈이 깜빡이는 모습을 흉내내듯 헤드라이트가 윙크를 하고 사이드미러는 귀를 쫑긋거리듯 움직인다. 주인이 차 문을 열면 애완견이 꼬리를 치듯 트렁크에 붙어 있는 안테나를 좌우로 흔들어댄다.

 이 차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뿐 아니라 운전자의 감정도 눈치챈다. 한 예로 운전자의 맥박이나 땀 흘리는 정도를 측정, 최적의 차량 운행모드를 결정한다. 운전대·액셀러레이트·브레이크에 센서를 부착, 작동이 원활한지 여부를 측정하는 동시에 운전대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신체 반응을 감지하고 피드백을 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게 되는 것.

 예를 들어 운전자가 흥분 상태에서 과격하게 차를 몰면 스스로 가속 성능을 떨어뜨리고 브레이크 성능을 강화한다. 그러나 ‘POD’에서 선보인 인간과 자동차간 감정 소통에 관련한 재미있는 테크놀로지는 기본 사양이 아닌 옵션으로 채용될 전망이다.

 POD는 또 보다 편리한 운전을 위해 단일 ‘드라이브 컨트롤러’에 스티어링, 액셀러레이팅, 브레이킹 컨트롤 등을 패키지화함으로써 기존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운영 작동 방법을 선보인다.

 ◇WiLL VC=WiLL VC는 ‘재미와 권위의 감각’이라는 개념에 바탕을 두고 IT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동공간을 실현시켜주는 혁신적인 ‘G북’ 정보 단말기를 갖춘 5도어 해치백이다.

 WiLL이란 21세기를 염두에 둔 범산업적인 마케팅 프로젝트로 지난 99년 TMC와 비자동차 회사 4개가 함께 시작했으며 이제는 통일된 WiLL 상표 하에서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 7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WiLL VC는 인터넷 액세스, e메일, 실시간 항해같은 네트워크 서비스로 연결될 수 있다. 또 SD(Secure Digital) 메모리 오디오 기능, 음성인식 작동 명령어, 수신정보 읽기, 핸즈프리전화 작동 등으로 양방향 음성 기능을 제공한다.

 WiLL VC의 외형은 ‘사이버 캡슐’을 주제로 첨단 IT카의 의미지를 부각시킨 반면 내부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친근감을 갖게 해준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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