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이 각종 규격을 무역장벽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규격인증은 전세계 수출업체들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의무절차처럼 돼 있다. 이 때문에 중기청은 수년 전부터 자금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해외규격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또 이같은 지원은 일선 중소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지원성과와 사업의 필요성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는 이 사업도 외국 인증 획득을 대행해주는 컨설팅업체들의 농간으로 지난해와 올해 두번에 걸쳐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전자분야에서 컨설팅업체들의 인증서 위조의혹이, 올해는 단순 시험성적서를 인증서로 둔갑시켜 컨설팅업체들이 자금을 타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200여개 컨설팅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인증획득지원사업의 경우 내용이 매우 전문적이고 관리가 쉽지 않아 일부 컨설팅업체들의 농간 의혹은 그냥 묻혀버리기 십상이라는게 인증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해외규격인증지원 사업의 경우는 달랐다. 이 사업의 주무과장이 스스로 컨설팅 업체의 농간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법적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전기전자분야에서 발생한 일부 컨설팅업체들의 인증서 위조건은 문제의 컨설팅 업체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재발을 막았다. 또 올해 발생한 미국식품의약청(FDA)건과 관련해서도 다른 기관에 의뢰해 조사하고 그동안 투입된 지원금을 전액 환수조치키로 하는 등 문제를 외부로 알리면서까지 문제를 시정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의 관리기관을 보다 공정하고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관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소관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최대한 쉬쉬하면서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어하지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해외규격인증획득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중기청 공무원의 과감한 결단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디지털경제부·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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