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회의 `이미지를 경영하라`>(22)IT 벤처 CEO를 위한 조언

 (2) 무보수 사외 이사진을 형성하라.

 “벤처 CEO다우시군요”라는 기자의 말에 거울을 다시 한 번 봤다는 P사장. 이틀째 서너 시간 이상 잠도 못자고 기술팀·마케팅팀과 개발상품에 대한 늦은 영업회의 후에 술 한잔 걸치고, 오늘은 투자자들의 방문이 있는 날이라 양복에 셔츠를 걸치고 나오긴 했는데…, ‘얼굴은 붓고 눈은 충혈되고 누가 봐도 지치고 피곤한 모습인데 이게 벤처CEO다운 모습일까?’ 가끔씩 사업초기, 일 재미에 흠뻑 빠져 반짝거리던 눈동자가 스스로도 그리운 P사장이다.

 한국의 IT벤처 CEO는 전지전능해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도맡아’ 한다. 사업자금 모으는 일부터 사업계획 세우고 프레젠테이션 하는 일까지 거기다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까지 모든 걸 혼자 해낸다. 창업초기라면 당연한 일로 여겨지겠지만 어느 정도 투자도 받고 직원들이 충원되어도 여전히 CEO의 업무는 줄어들지 않는다.

 CTO 겸 CEO를 맡고 있는 H사장은 며칠째 투자가들을 만나고 다니느라 기술개발팀과의 미팅이 일주일째 밀려 있다. 반대로 O사장은 솔루션 개발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제품출시를 앞두고 마케팅에는 신경도 못 쓰고 있다. 일을 분담해 줄 직원들을 생각해보지만 CEO가 직접 나서는 것과 성과면에서 너무 차이가 나서 맡길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여섯 가지 업무를 동시에 생각하고 있어 대개 횡한 시선과 만성피로를 가지고 있다. 건강을 위해 10여분 산책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다. 저렇게 전력질주를 하다보면 과연 그들이 사업을 두고 장기적인 마라톤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질 지경이다.

 누가 과연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할 일은 많고 걸음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지만 홀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사업과 비전 그리고 CEO에게 매료당한 무보수 이사진을 형성하라. 솔루션업체의 S사장은 경영대학원 동기인 캐피털회사 임원과 재정부문 이모저모를 상의하고 투자에 관한 많은 부분을 지원받았다. 게임업체를 운영하는 A사장은 외국기업의 마케팅부서에서 근무했던 아내가 마케팅을 돕고 있다. 몸집 가벼운 벤처기업의 CEO가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심적, 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킹의 형성이다. CEO는 외롭고 고달픈 자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주변에서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과 교분을 쌓고 그들에게 자발적인 도움을 청하도록 하라. 무보수로 일하는 사외이사가 많은 기업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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