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프리즘>TV방송종사자들의 역할과 책임

 ◆이슨 조단 CNN뉴스그룹 뉴스부문 사장 eason.jordan@cnn.com

 22년 전 테드 터너가 CNN을 출범시킬 당시 한 국가, 즉 미국에서만 방송되는 TV 뉴스 네트워크로서의 CNN을 고안했다. 개국 초기 세계 최초의 뉴스전문 TV 네트워크인 CNN을 시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CNN은 오늘날 30개 TV 및 라디오 뉴스 그룹과 양방향 방송국을 갖추고 전세계 200개 국가, 20억 시청자들에게 12개국어로 다가서는 방송사로 성장하게 됐다.

 TV 뉴스는 지금 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경쟁이 보다 심화되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경제 현실이 급변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당면 과제를 안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현실에 잘 적응하고 책임을 다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해 주는 언론사와 언론인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동시에 정부나 특정 이익집단 혹은 자회사일 경우 모회사에 영합해 저널리즘의 원칙을 망각해서도 안된다. 왜냐하면 독립되고 강한 언론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자유도 없기 때문이다.

 TV 뉴스 방송사들이 여러 일을 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기자들을 선호하게 되면서 이제 기사 작성·제작·편집·보도·사진 중 하나만 잘해도 충분했던 시대는 과거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신기술은 기자들과 경영진 모두에게 아주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신기술로 탄생한 소형 카메라, 콤팩트 위성안테나, 영상전화 등을 이용해 새롭고 흥미로운 방법으로 뉴스를 취재할 수 있고 뉴스 취재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CNN에서는 수십 대의 소형 TV 카메라, 영상전화 그리고 위성 업링크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들 중에는 소형 신기기들이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몇 년 전, 단신으로 취재차 북한에 간 일을 잊을 수가 없다. 혼자 취재를 나갔기 때문에 비디오 테이프용 촬영은 물론 생방송 보도까지 모두 소형 캠코더로 해야 했다. 만약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큰 카메라를 들고 갔다면 취재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TV 뉴스 방송사의 중역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책무에 임해야 한다. 뉴스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오늘날에는 진지하고 권위가 있으며 책임 있는 뉴스 방송사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밋밋하고, 잠만 오는 보도나 편성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아주 흥미진진한 세상에 살고 있다. 교역·교통·통신의 발달을 비롯한 여러 변화로 세계는 서로 가까워졌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 보도 방식이나 편성내용도 참신하고 감동적이며 때에 따라서는 재미있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인들은 예측 가능하고, 지루하고 재미없긴 하지만 불쾌감을 일으키지 않는 보도를 하는 것이 기자로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중역들은 과감하고 혁신적임과 동시에 높은 수준의 저널리즘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보도와 편성을 요구함으로써 그러한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을 수 있다.

 보도 내용은 정확하고 공정해야 하며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언론 종사자들은 남을 헐뜯지도, 남에게 아첨하지도 말아야 한다. 단지 국민을 대신해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보도함에 있어 용기를 잃어선 안되지만 그렇다고 무모하게 위험을 자초해서도 안된다. 최근 몇 달 동안 수십 명의 기자들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 목숨을 잃었다. 책임있는 뉴스 기관들은 위험한 지역에 기자들을 파견해야 하는 경우 단순히 전시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 훈련항목으로 규정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훈련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신뢰도·시청료·수익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숨을 걸고 뉴스를 취재해 보도하는 우리 기자들의 생존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