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채택한 지상파 디지털TV 방송방식(8-VSB)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지상파 디지털TV 중계기가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DTV전송연구팀(팀장 김승원 박사)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벌여온 정보통신부의 ‘지상파 DTV전송시스템 성능최적화 기술 개발사업’ 과제를 통해 고성능 지상파 디지털방송용 전송시스템의 핵심기술인 8-VSB 변조기, 주파수 상하향기, 채널필터, 전치보상기(pre-corrector) 등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중계기는 디지털 방송신호를 전파에 싣는 8-VSB 변조기, 송신 환경에 맞도록 방송 주파수를 조정하는 주파수 상하향기, 다른 채널과의 혼선을 막기 위한 채널필터, 송신·중계 과정에서의 방송신호 왜곡을 보정해주는 전치보상기, 고출력 방송신호로 증폭시키는 고전력 증폭기(HPA:High Power Amplifier)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계기는 디지털방송의 수신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한 후 VSB 변조기를 통해 비디오·오디오·데이터 등의 패킷단위의 신호를 다중화기를 거쳐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킨 뒤 주파수 상하향기 및 고전력 증폭기를 통해 데이터를 재전송하게 된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중계기는 19.39Mbps의 전송능력을 지니고 있어 HD급 고화질 영상 및 5.1채널의 오디오 정보뿐만 아니라 데이터 방송을 위한 추가적인 정보까지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술이 없어 외산제품의 독주가 예상돼 왔던 DTV 관련 방송장비 시장의 자립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수도권 및 광역시부터 디지털 지상파 TV 방송에 들어간 우리나라는 올해와 내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2005년까지 1조원이 넘는 방송장비 관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중계기 제작기술을 벤처기업인 맥스웨이브 등에 이전, 상품화한 뒤 대전방송(TJB)에 납품하고 KBS와 SBS에도 조만간 공급할 예정이다.
김승원 박사는 “현재까지 방송신호의 왜곡을 보상하는 전치보상기가 들어간 중계기는 국내에서 개발된 적이 없었다”며 “아날로그 방송장비는 외국산이 점유하고 있지만 디지털 방송장비 시장만큼은 외국산에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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