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프리즘>미래에는 아직도 최고의 성과들이 남아 있다

◆디디에 델레핀 이콴트 회장겸 CEO

 

 최근 통신업계를 살펴보면 전례없는 규모의 혼란을 감지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들과 장비 업체 모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는 침체에서 그치지 않고 말 그대로 붕괴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수백개는 아닐지라도 수십개의 크고 작은 업체들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작년 미국내에서만 34개의 통신업체가 파산신청을 했으며 이는 올해 월드컴과 여타 기업들의 파산신청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통신업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통신업계가 긴 터널의 끝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서광이 비추기 시작했으며 2003년부터는 전세계 데이터 시장이 성장해 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최근 이콴트의 여러 경쟁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몇몇의 경우엔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쟁업체의 어려움이 이콴트에 유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경쟁업체의 불운을 고소해 하며 지켜볼 수 없는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통신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은 매우 혼돈스러운 일이다. 통신업계가 다시 어려움을 딛고 일어나 과거 수십년 동안에 해왔던 바와 같이 고객가치 창출과 주주들에게 이윤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물론 98년과 2000년 사이의 활황과 같은 이상 구류의 시절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흥청망청하던 그 시절의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재무관리, 적절한 부채관리와 함께 핵심사업에 집중함으로써 재기하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덩치를 키워놓으면 회사는 저절로 굴러간다’는 식의 사업모델은 더 이상 먹혀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업들은 이제 깨닫게 됐다. 이제 통신업계의 많은 기업들은 합당한 규모의 사업을 다시 일으키고 유지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둘째, 혼돈의 시기를 지나면서 살아남은 기업은 더욱더 강해질 것이고 살아남은 기업간의 경쟁 범위는 좁아지면서 이콴트가 과거 50년 이상 전념해온 시장, 즉 다국적 기업에 대한 매니지드 데이터 서비스 시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셋째, 이콴트를 포함한 어떤 통신기업도 경제상황과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인수합병 때문이건 아니건 간에 거의 모든 통신업체가 인력을 줄여야만 했다. 대개의 기업은 매출성장률이 급감하는 현실을 지켜봐야만 했다. 게다가 모든 통신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시장가치 감소와 주가하락을 경험했다. 수많은 주요 통신기업들이 수십억달러의 부채를 간단하게 소멸시킬 수 있는 파산법정행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새로운 비용 구조를 근거로 점차적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또 일부 기업은 이윤에만 관심을 쏟고 고객에는 관심이 없는 신세대 경영자에 의해 운영될 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둔다면 통신업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세계에서는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는 고객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통신기업들은 고객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각 고객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공급 업체들이 군살을 빼고 효율성 높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비용을 절감하고 자원을 재분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관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 즉 고객과 공급업체간 지속적인 인간적 상호작용이 사업의 근간을 이뤄야 한다. 또한 전략적 협력관계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서비스와 솔루션이 고객의 업무 환경과 재정상태를 향상시키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통신업계에서 ‘비즈니스의 연속성’이란 용어는 새로운 의미를 더하게 됐다. 단순히 계속 사업을 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와 미래까지 사업을 이어가자는 의미가 그것이다. 근본적인 경쟁의 틀을 바꿀 산업전환의 수혜자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자산과 건전한 재정 및 사업계획을 갖춰야 하며 또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 전세계에 글로벌한 지원 조직 및 실행력을 갖춘 우수기업이 될 것이다. 내가 느낀 통신업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한줄기 빛은 아직 미약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두운 터널이 이제 그 끝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다.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최고의 성과들은 아직도 미래에 남아 있다.

 Didier.Delepine@equ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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