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간은 이미 전쟁터"

 미국이 아직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이미 사이버 공간에서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BBC는 보안기업인 mi2g를 인용해 지난 8일 AOL타임워너 네트워크상의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3건의 공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친회교 단체인 USG(Unix Security Guards)에 의한 이날 공격은 웹 사이트를 손상시키고 이라크 침공을 비난하는 내용을 게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mi2g에 따르면 USG는 이번 공격말고도 이달에 네번의 공격을 벌인 것을 비롯해 지난 5월 이후 155차례의 공격을 감행했으며 미국의 한 대형 은행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친회교 단체인 AIC(Anti-India Crew)는 7월 이후 무려 454건에 이르는 무차별 공격을 감행했으며 WFD(World Fantabulous Defacers)도 지난해 11월 이후 400건 이상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mi2g의 CEO인 DK 마타이는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격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보다 많은 비슷한 형태의 공격이 일어날 것”이라며 “일부 해커들은 웹 사이트, 온라인 컴퓨터, 지불 시스템 등에 대한 공격뿐 아니라 국가 또는 기업의 인프라스트럭처를 겨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공격이 교통, 통신, 재정 시스템 등의 붕괴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공격은 보다 정교해지고 있으며 종종 내부자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9년 발칸전쟁과 중국 대만간의 긴장이 고조된 시점 이후 사이버상에서는 실제상의 정치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공격이 빈발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력 대응이 늘어나면서 이스라엘 사이트에 대한 공격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미국과 영국 측은 지난 걸프전때 본격적인 이라크 침공에 앞서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벌인 바 있으나 이번에는 아직까지 미국과 영국측에 의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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