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리정보시스템(GIS)사업 추진에 대한 행정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관련업계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95년부터 국가 GIS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정작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라 실제 업무를 수행해야 할 지자체는 담당인력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경상남도의 경우 20개 시·군 중 현재 자체적으로 GIS사업을 추진 중인 진해시만이 유일하게 정보담당관실에 GIS사업을 전담하는 공무원을 배치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군에는 아예 담당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호룡 경남도 지적과장은 “행정조직별로 어느 정도 인력이 확보된 시는 다른 업무와 GIS업무를 겸임하는 공무원이 있어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군 단위에서는 관련 공문을 접수하는 곳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행정체계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사례는 경상남도뿐만 아니다. GIS사이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전남 순천 청암대의 장영률 교수는 “전라남도 각 시·군에 GIS교육프로그램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아예 답변이 없거나 총무과 교육담당, 지적과, 도시과 등으로 공문이 전전하다가 결국 소관부서를 찾지 못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가 GIS사업이 각 지역에 흩어진 지리정보를 모아 국가 인프라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인만큼 중앙정부와 전국 지자체간 유기적인 업무 공조 체제가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를 배제하고 일선 시군에 직접 GIS사업의 추진 의사를 확인해 기본계획을 접수하는 기존 방식을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가사업은 중앙정부의 기본계획을 각 도가 하달받아 시군과 협의하는 행정체계를 따라야 기획·조정·예산 등 업무문야에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가 GIS사업에 일관된 업무지침이나 통일성을 기하려면 광역단체와 지자체에 각각 소관조직을 두고 중앙부처-광역단체-기초단체간 상시 채널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가 GIS 전문인력이나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이유는 GIS사업 추진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행정계층조직을 충분히 활용해 이런 인식을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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