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개발 중인 교통제어시스템(TICS)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의 조속한 대응방안이 요구된다.
미국은 최근 개막된 국제표준화기구(ISO) 산하 교통제어시스템 관련 표준화위원회(TC204/WG3) 회의에서 자동차 무선통신과 인터넷 기능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규격을 제안해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회의에서는 또 일본이 자국 표준인 키위(KIWI)를 제안하며 미국과 팽팽한 경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TC204/WG3 회의에서는 현재 지리정보데이터파일(GDF), 피지컬스토리지포맷(PSF), 위치검색 및 업데이트고시 포맷,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등 TICS 분야 4개 항목에 대한 표준안 마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따라 어느 한 규격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독자 기준을 고수해온 우리나라는 차량항법시스템(CNS),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위치기반서비스(LBS)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과 일본기업들이 사실상 ISO표준화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TC204 의장국은 일본이며, 4개소 연구반가운데서 2개반을 미국이 1개반을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또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기업 다수가 일본이나 미국 출신이어서 이들 두 나라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97년부터 TC204/WG3에 참여해왔으나 정기적으로 활동해온 곳은 자동차부품연구원, 만도맵앤소프트 등에 불과하다. 이밖에 현대 오토넷, 공간정보통신, 타운넷, 모빌콤 등은 독자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의 ITS 데이터베이스실무반에서 국제표준동향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고 있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장원 만도맵앤소프트 사장은 “국내의 활동 상황이 국제 표준 제정에 조직적으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유관 기관과 대기업들이 국제 표준화 현황을 접하고 한국의 의견을 종합해 국제 표준에 반영하는 노력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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