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글로벌 CEO의 조건

 ◆이장석 맥세브 사장 lee.willard@maxev.com

경영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식 중에는 전략·인사·재무·기술 등의 기능별 주제들과 리더십·문화·동기부여·지식관리를 포함한 여러 무형의 이슈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지 경영지식 획득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들이 목표하는 경영능력 향상은 부분적으로는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영자들의 경쟁력을 파악하다 보면 글로벌 CEO로서의 성공조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까다로운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너무 기본적인 것임에 한번 더 놀라게 마련이다. 기업경영에 관한 패러다임은 항시 다른 주제로 포장돼 비즈니스사회에 충격을 주지만 이를 기업경영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면 변함없는 주제로 해석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경영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꾸준히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하는 핵심질문들을 개발하고 해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경영자들이 지식획득에 앞서 가장 중요하게 갖춰야 할 것이 ‘경영인의 윤리와 철학’이다. 현대의 비즈니스는 책임감과 신뢰가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회계사건에서도 보듯이 기업윤리는 경영인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주주의 가치극대화도 결국은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꼭 지켜야 할 약속이자 책임인 것이다. 아직도 많은 주식회사의 경영자들은 은행의 돈을 빌리는 것은 어렵게 생각하면서도 주주의 이익은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자 자신의 돈으로 100% 세워서 소유하고 있는 개인기업이 아니라면 주주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들을 개발해야 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기업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기업의 가치를 정의해 본다면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총합을 연간으로 끝없이 산출한 총합계를 자본비용으로 현재 가치화한 값과 비영업의 시장가격 합으로서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주주가치는 기업가치에서 부채의 가치를 제외하면 된다.

 기업가치를 유형과 무형의 두 가지 축으로 볼 수도 있다. 제조업에서는 기업의 명성과 제품의 브랜드가치, 기술과 제조 프로세스 노하우, 그리고 기업문화와 리더십 등이 대표적인 무형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CEO의 경영철학에는 무형의 자산에 대한 존중과 관심이 포함된다. 지식경영은 익숙한 경영용어로 자리잡았지만 아직도 많은 경영자들이 토지·건물·공장·기계 등과 같은 유형자산에 비해서 기업의 무형자산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다. 미래의 글로벌 경제는 단순한 제조원가 경쟁에서 벗어났고, 또한 많은 경영자들이 지금 강조하는 첨단 기술경쟁과도 어떠한 거리감을 둘 것이다. 탁월한 신기술도 기업의 핵심 경쟁력과 무관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글로벌경제는 지식에 근거한 기업간의 끊임없는 가치경영의 대결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이를 위해 임직원들의 지식을 최대로 발전시키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직원들의 지식과 능력계발에 격려를 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 직원들의 일과 역할에도 창의력과 도전 그리고 계발이라는 목적들이 적절히 조화돼야 한다. 결국 직원들 각자가 자신의 일을 만족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자의 능력과 비례한다.

 경영자는 이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과연 ‘그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기업환경과 나 자신이 그렇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경영자 자신이 모든 경영방면에서 천재가 아니라면 직원들의 지식을 기업의 발전에 충분히 쓰이도록 하는 것이 능력이다.

 경영자는 필요할 때 직원들이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그러한 기업환경과 문화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 지식의 가치를 알고 전문지식을 언제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경영능력을 계발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자신의 비전과 기업의 비전을 도출하고 이를 전사원에게 비전화시키는 노력도 요구된다. 이러한 자세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CEO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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