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새로운 IT시스템 도입을 고려할 경우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개념은 총소유비용(TCO)이나 투자대비효과(ROI) 등이다. 사용고객은 전산시스템 가동에 어느 정도 비용이 소요되며 어떻게 그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가시적인 도입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중시한다.
이런 가운데 TCO·ROI에 이어 최근 등장한 개념이 총경제적영향(TEI:Total Economic Impact)이다. TEI는 기존 ROI를 기업 비즈니스 전반으로 확대한 접근 방법으로 새로운 솔루션 도입이 IT부문은 물론 기업 내외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포괄적 개념의 효과 측정 방식이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에 의해 소개된 이 개념은 기업이 기술부문 투자의 총체적인 가치를 측정하고 비즈니스 차원에서 투자액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며 IT벤더들이 자사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를 설득력 있게 전달함으로써 매출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TEI는 크게 유연성·이점·비용·위험 등 4가지 요소가 반영된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은 신규 솔루션 도입에 따른 이점을 논하지 않고 단순히 비용에만 신경을 쓰면 중요한 기술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현명한 IT고객은 실질적인 이점과 ROI를 기준으로 비용을 평가해야 하고 특히 기존의 비용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도입 기술이 전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존 시스템과의 효율적인 연계, 위험 요소 등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기술 자체의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조직 등 주변 환경에 미칠 변화까지 예측해야 하는 것이 TEI의 핵심이다.
TEI 방법론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에 추상적으로만 여겨지던 이점을 실제 옵션 모델링을 토대로 정의하고 벤치마크테스트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는 것. 비용 산출시에는 기존 전산담당자의 재교육, 신규인력 배치, 테스트에 따른 추가 노동시간, 초기 배포시나 시스템 다운에 따른 오류 수정 및 재실행에 따른 손실비용 등 애매한 비용도 포함한다.
실제로 프랑스 제약회사인 RPR는 MS의 오피스97에서 오피스2000으로 업무용 솔루션을 바꾸면서 TEI를 적용, 비용과 효과를 산출했다. RPR은 오피스2000으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데스크톱 운영 비용이 감소되고 개인·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긍정적인 비즈니스 효과를 도출했다. 이 회사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TEI를 통한 현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 솔루션 전환은 3년 만에 134∼333%의 내부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TEI의 분석 방법은 전통적인 원가 분석에 이점·유연성·위험 등 요소를 포함시켜 수많은 모델링 기술을 통합, 확장한 모델로 도입된 기술 및 제품이 갖는 가치를 포괄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툴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TEI가 실용적이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효과를 물리적으로 측정하거나 기업 경영에 미치는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복잡한 모델이라는 평가도 있어 IT업계의 일반화된 모델로 자리잡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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