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VoIP시장 활성화

 ◆김종호 디지털시스 사장 jhkim@digitalsis.com

인터넷 전화로 알려져 있는 VoIP산업이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점과 전화요금의 현저한 감소라는 커다란 장점이 바로 그 이유다.

 최근 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말에는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 시장은 해외 지사, 바이어들과의 국제통화료 절감이라는 경제적인 측면과 국내 지방사업장을 연결하는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더욱 환영받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 KT 등 기간통신 사업자들의 진출로 VoIP 장비업체들이 게이트웨이와 단말기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어 시장의 팽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VoIP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두 가지 사항이 있다. 하나는 VoIP, 즉 인터넷 전화에 관한 일반인들의 인식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초창기 한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한 공짜 인터넷 전화로 인해 VoIP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시각이 매우 강했다. 당시의 서비스가 무료였다는 점에서 VoIP의 인지도 및 사용인구의 증가를 가져왔지만 오히려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강했다는 점은 현재 VoIP 시장 확대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의 끊임없는 품질 개선의 노력으로 이전의 불편사항들이 많이 해결되었고 서비스도 안정화되었다. 현재 네트워크가 잘 구축된 상태에서 인터넷 전화의 통화음질은 휴대폰보다도 우수하다. 따라서 비용절감을 이유로 VoIP전화 시스템을 도입한 대기업들은 개선된 통화음질에도 만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 및 해외 지사로의 통화량이 많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VoIP 전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일반인들은 과거에 PC를 이용하여 인터넷 전화를 무료로 이용하던 경험으로 인해 유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크다. 과거와 달리 통화음질이 월등히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전화=무료=불안정한 통화음질’이라는 인식은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 실제 은행을 비롯한 여러 대기업의 콜센터에서 VoIP를 이용한 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일반인들도 인터넷 전화로 통화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통화음질에 차이가 없기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개선된 통화음질과 우수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편견은 여전히 VoIP서비스 사업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인터넷 전화 시장의 확대를 위해 해결해야 할 또 다른 하나는 인터넷 전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이 속히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전화 관련 업체들은 VoIP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정보통신부가 착신번호 부여, 상호 접속료 조정 등 VoIP시장의 현안에 대해 뚜렷한 방침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기업 스스로 우수한 기술력과 서비스를 갖추고 다양한 정책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은다 할지라도 각종 표준화 작업과 인력문제를 비롯해 정부의 지원과 제도 정비가 없으면 시장의 발전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정통부는 사업자들의 입장과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소비자들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여 속히 구체적인 VoIP관련 규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전화 사업자들도 세계 VoIP시장의 선두주자로서 다양한 분야로 응용되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예견하고,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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