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갑종 농수산TV 대표이사 kj0021@NongsusanTV.co.kr>
얼마 전 모 기업의 사장으로 있는 한 친구로부터 경영에 관한 좋은 신간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시내의 한 대형서점을 찾았다. 먼저 관심가는 부분을 드문드문 읽어봤다. 그러나 곧 실망했다. 책은 대중의 기호에 영합해서인지 경박해보였고 원칙보다는 술수를 강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필자는 책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
얼마간 허탈해져(?) 책 구경이나 하자는 기분으로 서점 안을 이리저리 떠돌았다. 그러다 한편에서 ‘어린이 경제서적 코너’라는 광고문구를 발견했다. 그곳에는 초등학교 5∼6학년쯤 돼보이는 녀석들이 주저앉아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좀 어리둥절해진 필자는 녀석들이 심취해 있는 책들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졌다.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피노키오의 몸값은 얼마일까요?’ ‘알콩달콩 경제랑 놀자’ 등 종류만도 족히 20여가지는 돼보였다.
필자는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를 집어들었다. 돈 때문에 툭하면 다투는 부모를 둔 펠릭스라는 소년이 어느날 돈을 벌기로 결심, 친구들끼리 ‘회사’를 차려 주식투자도 하고 투자를 잘못해 돈을 잃기도 한다는 얘기였다. ‘회사’는 동네사람들을 상대로 빵 배달과 잔디깎기를 해주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투자와 회계가 무엇인지, 대차대조표가 무엇인지 쉽고 흥미롭게 알려주고 있었다. 두번째로 집어든 책은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였다. 한 소녀가 개 돌봐주기 따위를 하면서 돈을 벌고 관리해 나가는 과정을 엮은 책이었는데 역시 흥미진진하게 구성한 책이었다.
이런 ‘어린이 경제서적’을 훑어보면서 요즘 애들이 일견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받은 경제교육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였다. 부모나 교사들은 돈과 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말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돈은 좀 멀리해야 할 무엇으로 가르쳤다.
하지만 돈과 경제야말로 얼마나 중요한가. 또한 중요한 만큼 어려서부터 적극적으로 배우면 얼마나 좋은가. 필자의 의견은 ‘경제도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땅의 부모들은 왜 조기교육하면 영어와 피아노만 떠올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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