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세에 있어 최초의 이미지 메이커는 누구였을까. 권위적인 학회에서는 거론조차 꺼리지만 탁월한 전략과 성과면에서 가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있었으니 요제프 파울 괴벨스다. 히틀러의 이미지 전략가이자 나치의 홍보담당이었던 그는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히틀러를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강인하고 두려운 힘이 느껴지는 리더로 재탄생시켰다. 미디어 감각이 뛰어났던 괴벨스는 대중집회에 수백개의 북소리와 바그너의 음악을 배경으로 증폭된 확성기와 라디오 등의 환호조작 설비에 인위적인 소리까지 활용해 대중의 흥분을 자극하며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비록 충만한 재능을 가진 홍보전략가였지만 괴벨스는 끝내 역사에서는 숨기고 싶은 인물이 됐다. 거짓 신화와 삐뚤어진 영웅을 만들어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신화를 갈망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성공이란 단어에 무한한 매력을 느끼는 대중들 덕분에 성공을 그려내는 프로그램인 ‘인간시대’나 ‘성공시대’의 인기는 식지 않는다. 성공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이 서 있는 이들이 바로 경영인들이다. 대개의 경우 그들에겐 성공신화가 있다. 창업을 하게 된 이유, 어려웠던 시절을 꿋꿋하게 이겨나간 과정이며 기업이 자리를 잡으며 얻고 잃었던 모든 것들이 곧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한 경영인의 신화다.
그 신화는 경영인의 강한 의지와 노력의 산물이다. 가만히 그대로 두면 한낱 세월 속에 묻혀버리는 이야기가 될 것이고 이를 찾아 다듬어 꿰면 사회에 값진 보석이 된다. 신화는 책도 될 수 있고 비디오나 동영상 자료도 될 수 있고 간단한 인터뷰 자료로도 모습을 바꿀 수 있다. 경영인의 신화가 있는 기업에는 존경과 성실함이 흐른다. 최근 경영인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는 일이 많아졌다.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제 경영인들은 신화를 쓰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신화의 주인공이 특별하고 초인적이듯 경영인은 스스로를 다듬고 경계하며 우뚝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CEO의 신화를 쓰는 일은 누가 맡아야 할 것인가. 객관적이고 바른 눈 그리고 CEO를 충분히 이해하는 전략가가 필요하다. 명심할 것 한 가지, 신화는 결코 거짓일 수 없다. 거짓신화는 곧 무너지고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우리시대는 진정한 신화를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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