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지속된 증시 조정 상황속에도 기업간 인수합병(M&A)이나 최대주주 변경 등 경영권 인수 움직임은 오히려 활발한 양상을 띠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11일 현재까지 줄잡아 20여개의 정보기술(IT)업체가 타법인 출자를 단행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출자법인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까지 인수하는 사례로 기록됐다. 특히 IT기업 경영권 변동은 거래소보다는 코스닥 등록업체에 집중됐다.
지난 6월말 상반기 증시를 마감하면서 터진 더존디지털웨어와 뉴소프트기술의 전격적인 합병은 이후 IT기업들의 연이은 경영권 변동 및 지분출자에 의한 사업확장의 신호탄이 됐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극심한 침체속에서도 등록기업들이 타법인 지분출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공시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달 이후 타법인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등록기업은 엔플렉스, 아이티플러스, 선양테크, 서울이동통신, 화인썬트로닉스, 마크로젠, 오성엘에스티, 씨엔씨엔터프라이즈, 삼보정보통신, KDN스마텍 등 10여곳에 달한다.
게임플랫폼 전문업체인 엔플렉스는 주문형비디오(VOD)시스템 개발업체인 건한시스템의 지분 26.67%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아이티플러스는 eCRM 전문업체인 씨씨미디어의 지분 33.30%를 확보하면서 역시 최대주주가 됐다. 또 레이저다이오드(LD) 생산장비업체인 선양테크는 LD 생산업체인 막스트로닉스의 지분 42%를 확보했으며 LCD 생산장비업체인 오성엘에스티는 LCD 편광필름 생산업체인 에이스디지텍의 지분 29.17%를 가져왔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력사업의 연관분야 또는 사업계열화를 노린 경우다.
서울이동통신과 화인썬트로닉스의 경우 이와는 또 다른 방향의 경영권 인수를 감행했다. 대우컴퓨터의 지분 40.7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서울이동통신은 기존 무선호출과 온라인사업 이외에 IT하드웨어 제조 및 판매분야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인썬트로닉스는 현재 주력사업인 전원공급장치 생산에 온라인사업을 접목하기 위해 웹 및 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화인디지텍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신규 사업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해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스마트카드 전문업체인 KDN스마텍은 무선데이터통신을 이용한 원격검침사업 진행을 위해 이 분야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엠텍코리아의 지분 17.40%를 확보하며 경영에 일부 참여하게 됐다. 비접촉(RF) 교통카드 전문업체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는 전자화폐와 결합된 VAN사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VAN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아이티비시스템의 지분 4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바이오 분야 대표주 마크로젠도 이종장기 이식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엠젠바이오의 지분 33.3%를 확보하며 바이오서비스 분야 신규 진출을 위한 포석을 뒀다.
이와 함께 지난 8일에는 온라인 마케팅업체인 드림원의 경영권이 IT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는 디에이블로 넘어갔으며 지난달 합병을 발표한 반도체장비업체 에스아이테크와 CRM 전문업체 큐엔에스는 지난 7일 정식합병이 완료돼 통합법인 에스아이테크로 새출발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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