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PwC컨설팅 합병 컨설팅업계 오히려 `반색`

 ‘IBM의 PwC컨설팅 인수는 오히려 우리에겐 호기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컨설팅과 IBM의 합병에 따라 국내에서도 두 회사 합병체의 시장 독주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컨설팅업계는 양사의 합병을 당초 예상과 달리 오히려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PwC컨설팅과 함께 이른바 ‘빅5’를 형성해온 액센츄어·딜로이트컨설팅·KPMG컨설팅 등 다국적 종합컨설팅 업체들은 이번 합병을 자신들의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컨설팅 업계는 특히 한국IBM의 서비스 부문과 PwC컨설팅코리아가 힘을 합치면 컨설팅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최근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PwC컨설팅코리아는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경쟁업체들을 따돌렸다. 따라서 두 조직이 합치게 되면 컨설팅이 수반되는 IT프로젝트에서 더욱 강력한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IBM측도 PwC컨설팅 인수로 IT서비스·컨설팅을 강화하려는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컨설팅업체들은 한국IBM의 PwC컨설팅코리아 인수에 따른 상승효과가 반감할 것이라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즉 합병으로 얻게 될 긍정적인 효과 못지 않게 부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면서 이번 합병으로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생겼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PwC컨설팅코리아는 한국IBM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및 다국적 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IBM이 PwC컨설팅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이 고객들이 계속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다른 컨설팅사들이 판단이다.

 A컨설팅사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PwC컨설팅에 프로젝트를 맡기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라면서 “회계법인으로부터 분리한 독립 컨설팅사에는 이번 합병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B컨설팅사 관계자는 “고객입장에서 볼 때 한국IBM은 중립성·신뢰성이라는 새로운 부정적 요소를 떠안게 돼 독립적인 전문 컨설팅업체에는 오히려 경쟁력 확대의 호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IBM이 PwC컨설팅 조직을 인수하더라도 양측간의 문화와 복지 차이로 컨설턴트들의 유출이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이런 분위기는 PwC컨설팅코리아 내부에서도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C컨설팅사 관계자는 “결국 한국IBM은 합병을 통해 PwC컨설팅의 경험과 고객을 원하고 있다”며 “한국IBM은 합병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PwC컨설팅코리아는 시장을 적지 않게 잃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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