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M&A 유감(遺憾)

 ◆이상현 KCC정보통신 사장 shlee@kcc.co.kr

언제부터인가 기업인수합병 즉 M&A란 말이 아주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국내외적으로 M&A의 열풍은 거세게 일어나고 있지만, 특히 정보기술(IT)분야에서 크고 작은 M&A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M&A는 이전부터 글로벌 대기업들의 성장전략 중 하나였다. 예를들어 거대기업인 GE만 해도 몇 백건의 지속적인 M&A를 통해 성장해 왔다. 네트워크 분야의 거인인 시스코도 1년에 몇십개의 신생 하이테크 기업들을 인수함으로써 끊임없이 발전하고 신기술을 선도하는 위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M&A를 하게 되는 동기는 다양할 것이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영업·개발·마케팅 등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긴 하나, M&A를 통해 새로운 시장·기술·제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재무적 또는 사업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M&A란 것이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 상당히 전략적인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금융·자동차·제약·반도체·전자·IT 등 전 산업분야에서 M&A는 일상화되었으나, 아직도 한국에서의 M&A는 그 본래의 전략적인 목적보다는 이른바 우회상장 또는 재테크의 한 수단으로 전락되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든다. 상장기업 중에서 부도가 나거나 더이상 기존의 업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회사를 사들여 뒷문으로 기업을 상장하거나 또는 관리종목의 기업을 채권단으로부터 사들여 감자 후 재상장시키자마자 주식을 팔아 단기차익을 노리는 일들이 횡행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이와는 반대로 진정한 의미의 전략적 M&A를 하기로 했는데, 소액주주들의 단기차익을 노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어렵게 성사된 M&A가 물건너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 97년 IMF 사태 이후로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M&A가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M&A에 대한 거부감이 상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른 시일 안에 건강한 의미의 M&A가 많이 이뤄져 우리나라 산업의 기업경쟁력을 진정으로 제고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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