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시장에서 한국 상품이 중국산에 빠른 속도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KOTRA는 6일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세안 주요 4개 국에서 우리나라 상품과 중국 제품의 경합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월드컵 이후 제고된 국가 이미지를 활용해 국산 수출품의 고급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TRA는 이들 4개 국 시장에서 경합관계에 있는 125개 품목의 경쟁구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45개 품목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51개 품목에서는 이미 중국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경합을 벌이고 있는 29개 품목 역시 중국에 곧 우위를 뺏길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도 해가 갈수록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세안의 대표시장인 싱가포르의 경우 한국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99년 3.8%로 전체 7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3.3%에 그쳐 9위로 밀려났다. 반면 중국은 99년 5.1%에서 6.2%로 올라 5위를 고수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태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떨어진 반면 중국은 최고 1.9%포인트 상승하는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양국간 경합은 전기·전자 등 IT품목에서 가장 치열해 이 분야에서 한국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유황 KOTRA 해외조사팀 과장은 “IT제품의 경우 고급·첨단 이미지로 중국산과 차별화 전략을 꾀해야 한다”며 “품질을 고급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일본·서구 제품과 동등한 시장을 겨냥하는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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