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아 컨텐츠코리아 사장 spakal@contents.co.kr
컴퓨터를 무심히 바라본다. 컴퓨터 기술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들떴던 때가 불과 몇년 전이다.
그러나 도구에 지나지 않는 수단임을 깨닫고 피식 웃게 된다. 마치 마차를 타고 다니다가 증기기관차를 보고 온 지구가 뒤바뀌는 호들갑을 떠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컴퓨터를 주체로 생각해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도 얼마전이다.
그러나 컴퓨터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도구로 인간의 감성을 전달하는 수단인 것이다. 지구촌을 연결한다는 것은 단순한 네트워크 연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바로 문화가 아닌가 한다. 문화만이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총체다. 언어와 방식이 달라도 인간의 기본욕구는 동일해 심리적·심증적 동질성을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기본을 건드리지 않고서는 세계가 함께 즐거워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노래하고 춤추고 함께 표현하는 모든 예술적 행위에는 ‘사랑’이 녹아 있으며 ‘사랑’의 반석 위에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콘텐츠는 문화다. 이제 기술로 접근하려 하지 말자. 문화적 이해가 없는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공해가 될 뿐이다. ‘사랑’에 기반을 둔 문화가 꽃을 피우면 자연히 컴퓨터 기술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합당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보기술, 네트워크 발전시대를 지나 이제는 그 위에서 콘텐츠의 꽃을 피우고자 한다.
그러나 콘텐츠는 이미 컴퓨터가 없었을 때에도 존재해 있었다. 이를 간과하고 기술로써만 접근한 콘텐츠는 호흡하지 못하는 장난감에 불과하다. 얼마 지나면 실증을 느껴 던져버리게 된다. 이제 콘텐츠산업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 분야의 최고 콘텐츠는 ‘사랑’의 장인정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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