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회사와 전자지불대행(PG) 업계간 불공정 가맹점약관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이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이 계속 표류할 경우 감독당국의 개입 등 강제적인 수단도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는 지난달 초 재정경제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여신전문업협회 등 관계기관,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용카드사와 PG사간 불공정 특약조항을 시정토록 권고했다. 본지 7월 9일자 1면 참조
그러나 카드사와 PG업계는 ‘핵심 쟁점사안에 대해 단체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한다’던 당시 구두 합의에도 불구하고 한달가까이 지나도록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카드사의 경우 합의 이후에도 거래승인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기존 특약서 관행대로 계약할 것을 요구, 물의를 빚고 있다.
국민카드는 최근 PG업체를 통한 인터넷거래 승인을 일정시간 중단한 사례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상품을 구입하려던 고객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PG업체들도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PG업계는 이달 초 여신전문금융업협회 측에 재발방지와 단체협의의 결과를 따라줄 것을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미온적인 자세다. 비씨카드도 60여개 PG사들에 공문을 발송해 7일까지 종전 특약서대로 계약하지 않을 경우, 가맹점 정지조치를 내리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신용카드사들의 이같은 개별행동에 대해 PG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급기야 공정위 제소 등 강제적인 수단에 호소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PG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측 대표들간 합의과정을 무시한 채 일부 신용카드사가 개별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단체협상과 그 결과에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일부 카드사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등 현행 법규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 양측의 진통이 이어질 경우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하는 카드사 관계자는 “솔직히 단체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모를 뿐더러 회사의 기본 방침도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중재에 힘입어 카드사와 PG업계가 표준약관 형태로 시정키로 했던 가맹점 특약서는 당분간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관계기관과 업계는 지난달 초 개정 여전법 시행령 제6조의9에 신설된 ‘전자지불대행업체의 준수사항’이 PG업계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며 단체협의를 통한 개선에 합의한 바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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