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불황을 겪은 후 올해 들어 되살아나던 미국 벤처 투자가 다시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30일 전미 벤처캐피털협회가 내놓은 2분기 미국 벤처캐피털들의 총투자규모는 1분기보다 약 11% 줄어든 57억달러(약 6조84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 98년 이후 가장 저조한 것으로 미국에 벤처 투자가 한창 성행하던 2000년 1분기 투자액 295억달러에 비해 무려 81%나 격감한 것이다.
또 올 2분기에 미국 벤처캐피털들로부터 종자돈을 제공받은 벤처기업도 총 819개에 그쳐 지난해 총 1376개 기업이 120억달러를 수혈받은 것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도 1분기 대비 약 5% 줄어든 19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지난 4년 동안 최저 수준이다.
최근 미국의 벤처 투자 열기가 식은 것은 우선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회사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데다 벤처기업의 주식을 사고 파는 나스닥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최악의 벤처 투자환경에서도 유독 창업 초기(start-up)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회사 벤처원에 따르면 2분기 실리콘밸리 지역의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는 514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났다. 또 같은 기간 동안 미국 전역에서 이뤄진 창업초기단계 투자도 총 45건에 1억223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벤처기업들은 그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2, 3차 추가펀딩을 필요로 할 때는 시장 상황 등을 이유로 벤처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벤처기업들이 최근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생명공학 등 분야의 일부 벤처기업은 2분기에 총 15억달러를 투자받는 등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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